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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집배원/시 배달

[시배달] 고정희, 「히브리전서(傳書)」 낭송 황혜영

 

고정희, 그녀는 저의 왼쪽 가슴을 이루는 제가 사랑한 많은 여자들 중 큰언니 뻘에 해당합니다. 그녀의 이름을 가만히 다시 부르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옵니다. 당당한 전사이자 가장 섬세한 여자인 그녀를 사랑했어요. 1983년에 초판이 나온 시집에 들어있는 이 시를 30년 후에 읽으면서 마음이 서늘합니다. 예수는 대학에 다니지 않았지만,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좋은 대학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 밤낮없이 그에게 기도를 계속하고 있지요. 예수는 부귀를 누리지 않았지만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부귀를 누리게 해달라고 이 순간에도 그에게 매달려 부르짖기를 계속하고 있지요. 예수가 전한 사랑은 어디에 있는지. 오늘날 예수는 정말 누구인지. 십자가에서 피 흘리고 못 박힌 예수는 온 데 간 데 없고 세상에서 온갖 부귀영화 누리는 예수가 판치는 이 시절, 사라져버린 참된 교회들을 찾으며, 여전히 울고 있을 고정희가 사무칩니다. 그립고 아픕니다.
 
문학집배원 김선우
 
◆ 시_ 고정희 - 1948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났으며, 1975년 《현대시학》에 시가 추천되어 작품활동 시작. 교수, 잡지사 기자 등을 거쳐 《또 하나의 문화》 창간 동인, 여성신문 초대 편집주간을 역임했으며, '목요시' 동인으로 오월 시인으로 활동함. 시집으로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 『실락원 기행』, 『초혼제』, 『이 시대의 아벨』, 『눈물꽃』, 『지리산의 봄』, 『저 무덤 위에 푸른 잔디』, 『광주의 눈물비』, 『여성 해방 출사표』, 『아름다운 사람 하나』 등이 있음. 1991년 6월 지리산에서 불의의 사고로 타계함.  
◆ 낭송_ 황혜영 - 배우. 연극 <타이피스트>, <죽기살기> 등과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하모니> 등에 출연.
◆ 출전_ 『이 時代의 아벨』(문학과지성사)
◆ 음악_ 임승태
◆ 애니메이션_ 강성진
◆ 프로듀서_ 김태형 

 

< 문학집배원> 사업은 문학과 멀어진 국민들이 우리 문학의 향기를 더욱 가깝게 느끼며 문학적 감수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독자들이 문학을 좀더 쉽고 가깝게 만나고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입니다.

지난 2006년 5월 8일 도종환의 시배달로 시작하여, 현재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주2회) 신청하신 분의 이메일로 시와 문장을 발송해드리고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업 안내와 <문학집배원> 신청은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홈페이지(letter.munjang.or.kr)를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