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나눔사업/장애인 창작 및 표현 활동 지원

[언론보도] "장애 편견을 깨고 싶어요"

 

 

[언론보도] "장애 편견을 깨고 싶어요"

 

 

 

한국일보 [사회] 신문에 게재되었으며 9면의 4단기사입니다.9면4단 2012.11.20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소속 배우들이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마을극장에서 차별 받는 장애인들의 삶을 다룬 연극 '그날 우리는'을 공연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장애인 2명이 서울 한강대교로 설정된 무대를 거닐다가 한 마디씩 신세한탄을 한다. 저신장 장애를 가진 신강수(32)씨가 먼저 "직장도 못 구하고 마음이 춥네"라고 하자, 옆에 있던 뇌병변장애 2급인 김득규(33)씨는 "면접 끝나고 '장애가 벼슬이야, 장애인이라면 무조건 뽑아야 하는 줄 안다니까'라는 사장의 말을 못 들었어"라고 객석을 향해 외친다. 관객들은 동병상련의 감정이 일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일부 관객들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사와 연기가 불편했는지 애써 외면하는 모습도 보였다.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wheel)'이 현실에서 차별 받는 장애인들의 삶을 다룬 연극 '그날 우리는'을 공연한 17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마을극장은 관객들로 객석이 가득 찼다. 16일 첫 무대에 오른 이 연극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장애인 창작 및 표현활동 지원사업'으로 이루어진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이다.


연극은 장애인이라서 사랑 받지 못하고, 취업도 할 수 없고,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항상 '신변을 비관해 자살했다'고 보도되는 사회의 고정된 틀을 깨보자는 뜻을 담았다. 입소문으로 찾아온 관객들 덕분에 지난 17일 2회 공연은 모두 만석(60석)을 기록했다. 이날 연극을 본 지체장애인 박찬용(31)씨는 "취업에 많은 차별을 당했던 경험이 연극에 잘 묻어 있다"며 "공연 중에 '사람은 누구나 할 일이 있어 살아간다'는 대사가 특히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반인 관객 권모(28)씨는 "다치면 거동이 불편하거나 휠체어를 타 보고 그때서야 장애인의 심정을 알게 된다"며 "장애인을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극단과 배우들은 장애인을 배려하는 공연 문화가 아쉽다고 했다. 극단의 송정아(39) 단장은 "대학로 소극장 100여 곳 중에 이동하기가 불편해 장애인이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며 "지하공연장으로 이동 가능한 엘리베이터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