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진 썸네일형 리스트형 [문학나눔] "고장 난 녹음기가 말하길" - 제8회 문학나눔콘서트 관람기 [문학나눔] "고장 난 녹음기가 말하길" - 제8회 문학나눔콘서트 관람기 2006.12.6 고장 난 녹음기가 말하길, - 듣기의 방식 허윤진 | 문학평론가 그/녀들의 말을 수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녹음기를 켰다. 날 것 그대로의 언어(言魚)를 채집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시작부터 어긋났다. 진행을 맡은 시인 김근은 나의 녹음기가 쳐 놓은 그물을 피해 ‘뱀처럼’ 슬쩍 담을 넘어 사라졌다. 그는 소리 없는 활자들을 화면에 퉤, 퉤, 내뱉고 있었다. ‘ㅘ’나 ‘ㅢ’ 같은 모음들은 스크린의 공백 위에서 자꾸만 깨졌다. 노트북의 자판을 치는 경쾌한 소리와 씌어지는 글자들은 서로 어긋났다. 기계의 문제로 인해 미루어진 의사소통 과정이 역설적으로 우리의 의사소통을 열띠게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시적인 사건이었다. 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