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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문화나누미!

[장애인 창작 및 표현활동 지원]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있는 그 곳, 우리 ‘4번 출구’에서 만나요! - 시각장애인 밴드 <Story of 4번 출구> 와 함께 유쾌한 일요일 오후를 만끽하다.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있는 그 곳, 우리 ‘4 출구’에서 만나요!

- 시각장애인 밴드 <Story of 4번 출구> 와 함께 유쾌한 일요일 오후를 만끽하다.



 한가한 일요일 오후, 서울시 한부모센터에서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건물을 들썩거린다. “아메, 아메, 아메, 아메….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 노래와 동시에 객석에서도 노래를 따라부르는 함성들이 터져나온다.  원곡을 부른 10CM가 아니어도 이렇게나 신이 날 수 있다니. 흥겨운 에너지로 가득 찬 이 다섯 청년들은 누구일까?

 


 
노래를 부를 때 만큼은 여느 밴드 못지 않은 패기와 음악성으로 무장한 그들, <Story of 4번 출구>는 시각장애인과 일반인으로 구성된 밴드이다. 문화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복권위원회에서 지원받은 복권기금으로 전국 곳곳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는 <Story of 4번 출구>는 공연이 진행되는 1시간 여 남짓한 시간 내내 지칠 줄 모르고 귀가 즐거운 음악들을 계속 뽑아냈다. 목소리만 우렁찬 줄 알았던 이 청년들은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공백에도 말 재간을 멈추지 않는다.


 

싸인해달라는 관객의 요청에 안보여서 싸인 못해드릴 것 같은데요!” 라든지 사실 안 보이기 때문에 불편함이 있어요. 노래 부를 때 마이크에 자꾸 이를 부딪쳐요.”와 같은 농담 말이다. 처음에 는 멤버들이 시각장애인인 것을 알고 안타까운 눈빛을 먼저 건네던 관객들도 어느덧 그들의 긍정적인 마인드에 매료되어 편견의 벽을 허물고 박수와 함성으로 무한 지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 그렇다면 밴드 이름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4번 출구는 어느 역의4번 출구를 뜻할까? 이에 놓칠 새라 리더 한천수씨가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보통 4라는 숫자가 좋지 않은 의미로 여겨지잖아요. 우리에게 숫자 4는 우리가 가진 장애입니다. 하지만 숫자 4에 출구를 붙여 4번 출구로 이름을 지은 것은 4번 출구로 인해 이같은 어려움을 빠져나간다는 뜻입니다. <Story of 4번 출구>처럼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삶의 무게가 힘든 분들을 찾아다니며 희망을 줄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Story of 4번 출구의 생생한 라이브 공연현장                                            
 
 말이 끝나고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를 부르는 그들의 어깨에도 한쌍의 날개가 자라나는 것 같았다. 이어 다수의 자작곡 중 일부를 선보이며 작사,작곡의 음악적 재능마저 뽐내는 그들은 이미 대중음악을 넘어 진정한 음악인으로써의 가능성마저 한껏 선보였다.

  
걱정은 버려
, 손을 잡고 있어. 우리가 꿈꿔왔던 멋진 곳으로.’의 가사가 돋보이는 자작곡 피터팬은 시간이 갈수록 세상에 물들어가지만 그래도 돌아가고 싶은 곳을 표현했다.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조만간 나올 <Story of 4번 출구>의 타이틀곡 내 손을 잡아’.

따라부르세요, 내 손을 잡아!”. 노래를 따라 부르는 관객들은 보이지 않게 옆 사람의 손을 마주 잡은 기분으로 새로운 희망을 부르고 있었다. 집에 숨어 살거나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장애인도 있지만 우리가 먼저 손을 잡자는 의미에서 지은 노래라고 덧붙였다.


 


   ▲오른쪽부터 리더 한천수(어쿠스틱 기타), 배희관 (보컬/기타), 고재형 (보컬/기타), 윤형진 (베이스) 홍덕기 (드럼)


 이처럼 <Story of 4번 출구>는 그들 자신이 아픔을 껴안은 채로 삶을 사랑하는 노래를 부르기에 진정한 용기를 주는 음악을 선사한다. 우리로 인하여 여러분의 삶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밴드 <Story of 4번 출구>. 분명한 것은 그들의 음악으로 인해 지금 이 순간에도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Story of 4번 출구> 의 스케쥴과 공연 관리를 담당하는 정원일님과의 인터뷰

 

Q.안녕하세요, 정원일님. 자기소개와 함께 현재 <Story of 4번 출구>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시고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저는 강남장애인복지관 복지사 정원일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Story of 4번 출구>의 스케쥴 관리와 매니지먼트 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어떻게 해서 복권기금 문화나눔 사업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A.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홈페이지 공고 중 문화예술인지원 부문을 보게 되었고, 기존에 우리 강남장애인복지관에서 음악을 하던 친구들을 모아 밴드를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모여 만든 밴드를 통해 다양한 계층의 분들과 소통하고자 지원하게 되었고, 예산을 지원받아 <Story of 4번 출구>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Q.밴드 <Story of 4번 출구>만이 가진 장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Story of 4번 출구>는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밴드입니다. 앞을 볼 수는 없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연주와 노래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특히 <Story of 4번 출구>는 복지관 내에서도 절실하게 음악을 하던 사람들이 모인 밴드입니다. 이 음악에 대한 절실함은 다른 음악인들과도 견줘도 결코 모자라지 않을 것입니다. 조만간 나올 첫 앨범 수록곡도 전부 멤버 개개인의 자작곡으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또한 앨범 표지는 청각장애인들의 그림 작품으로 꾸며질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의미가 더욱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이번 첫 앨범은 복권기금에서 지원받은 예산으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Q.복권기금 문화나눔 사업을 하시며 느낀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현재 우리는 복권기금만으로 밴드를 운영하며 전국 방방곳곳의 초등학교, 장애인 복지관, 요양원을 다니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공연을 보는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용기를 줄 수 있기에 보람은 크지만, 현실적으로 밴드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 복지관에 있는 사람들이 음악이나 매니지먼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밴드를 더욱 크게 키워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전문적인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나름의 노하우가 필요하고 지금도 배워가고 있는 중이지만, 장애인들을 위한 전문 음악교육을 시행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음악 콘텐츠가 생산될 것입니다. 각 장르의 밴드를 개별로 교육시키고 함께 모여 합주할 수 있다면 장애인들을 향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동시에 우리 사회가 더욱 평등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 같은 문제는 주어진 예산에서 식비와 활동비 등의 지출 비용이 하나의 기준으로 이미 정해져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밴드는 멤버는 다섯명 이지만 다함께 움직이는 인원은 총 열명 정도가 됩니다. 따라서 정해진 식비와 운영비 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에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수입이 없기 때문에 멤버들이 음악적 재능을 키우고 활동을 지속시키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조금만 더 유연하게 예산을 분배해주시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