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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문화나누미!

[사랑티켓] 죽음을 뛰어넘은 사랑, 그 여운의 몸짓이여.. 춤극 <꽃들아>

 



사랑. 진실되고 고귀했던 이것이 오늘날에 와 그 무게가 너무도 가벼워져 버린 것은 아닐까? 내재되어 있던 뜨거움마저 현대에 와서는 너무나도 식어버렸다. 아니, 냉기마저 머금고 있다. 서로를 잇던 수많은 연결선은 가여이 가늘어져 조금의 충격에도 쉽게 끊어져 버리곤 한다. 지금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그것들이 진정되고 진실한 것이라 자신할 수 있을까?

 

그 연결선이 자신에게 상처를 남긴다 해도 당신의 가슴으로 꽉 움켜잡을 수 있을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그렇다면 당신의 가슴이 얼마나 그 가느다란 선을 쉽게 놓아버릴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리라.

 

가을 저녁 사랑티켓을 지닌 채 무엇이 진정한 사랑인가라는 물음을 던져본다.


 


   춤극 「꽃들아」의 배너  

그리고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 있어 극의 기획을 맡은 김창곤 기획자를 만나본다.



 

음수영(이하 음) : 평소 연극과 뮤지컬, 그리고 클래식 공연에는 익숙하지만, 오늘의 무용 공연은 어딘지 모르게 낯섦이 있네요.

김창곤(이하 김) : 사랑티켓 이용에서도 보여지듯 연극의 경우 높은 이용률을 보입니다. 하지만 무용의 경우 5%~10%의 이용률을 보이고 있지요. 무용이라는 장르가 난해하다그리고 대중적이지 못하다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금일의 작품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전통무용이라는 장르가 어렵다’, 그리고 추상적이다라는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 금일 공연의 경우 복권기금 사업 가운데 사랑티켓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사랑티켓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 문화예술 공연을 보는데 있어 시민들이 버거움을 가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기회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음: 어떠한 부분이 충족되고 보완된다면 사랑티켓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다고 보시는지

김: 사랑티켓 외에도 복권기금은 많은 문화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사랑티켓의 지원대상 중 65세 이상 노인 분들에 시선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인터넷 이용에 취약한 계층이지요. 그런 계층을 위해 서점과 같은 예매처를 따로 두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 점은 일이 두 가지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기에 관리의 입장에서는 물론 복잡성을 불러옵니다. 하지만 그것에서 벗어나 좀 더 폭 넓은 시각과 사고가 요구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음: 그렇군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보완점은 취약계층의 접근 용이성이군요. 그들의 입장에 서서 꼭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는 점에서 동감합니다. 다음으로 문화에 있어 기획자의 시각은 어떠한지 궁금하네요. 더불어 공연 기획자의 입장에서 국민 또는 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 공연 Ÿ 예술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아직까지 공연 Ÿ 예술이라는 것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인해 지역에서 공연 예술을 행한다는 것은 교두보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자리잡고 있지요. 또한 지역연극이라고 한다면 지역이라는 단어가 지닌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공연의 질이 저하되지는 않은지 의문을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올바르지 못한 인식입니다.

따라서 그런 인식으로부터 벗어나 시민들 그리고 전 국민이 지역연극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때, 문화 예술 부문 비용을 줄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우리가 연극 그리고 공연과 같은 문화생활로써 힘을 얻어야 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모두의 공연문화 예술사랑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자신을 돌아본다. 서양의 몸짓에만 기울어 정작 우리가 지닌 전통적 몸짓의 아름다움을 잊어버리진 않았는지.

남의 동작에만 혼을 뺏겨 우리의 움직임과 흐름, 그리고 그것이 담고 있는 정신을 돌아 보지 못했음을 말이다.

 


                                                              춤극 「꽃들아」 중 한 장면

대금에 대는 입술 한 모금이 춤극의 시작을 연다. 전통악기로부터 나오는 우리 음()의 흐름, 그리고 춤극과의 어울림.

그것이 지닌 아름다움을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어쭙잖은 실력의 글쓴이가 초라한 표현으로 몇 문장 적는 것 보다 그 속에 담겨있는 시 한편이 독자의 머릿속에 춤극을 그려보기를 바라본다. 그들의 몸짓이 머릿속에 노닐기를 기대해본다.

 

 

 

시를 옮김으로써 읽는 이의 상상에 맡긴다는 것은 사실 글쓴이 자신의 합리화일 뿐이다. 숨을 멎게 만드는 춤극이 지닌 그 아름다움을 몇 마디 문장으로 표현하라는 주문은 본인에게 있어 무리한 요구라는 생각을 해 본다. 또한 어느 관객이라도 그 한 동작 한 동작 유연히 흐르는 몸짓을 글로 선뜻 표현함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리라.

 

앞에 던진 질문을 끌고 내려와 본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시에서 말한 것처럼 사랑이란 비로소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그 과정이 아닌지살을 파고 드는 고통이 있을지언정 서로의 구분이 없어지는 과정. 그것이 진심 어린 사랑이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사랑의 자세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사랑티켓. 춤극이 말하고 있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처럼 우리의 사랑티켓 안에 담겨 있는 사랑이 무색해지지 않기를.

퇴색해버린 오늘날의 사랑이 다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사랑티켓이란 연결선이 서로의 가슴을 움켜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 선은 가늘다.

하지만 그 선은 강하다.

그리고 그 선은 모두를 이어 서로 서로를 움켜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