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기금 문화나눔 사업은 문화예술의 창의적 기반을 튼튼히 하고 문화예술을 온 국민과 더불어 누리고자 복권기금을 재원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
12월 중순의 어느 저녁 복권기금 문화나눔의 현장이 있다고 해서 서울 성미산마을극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성미산마을극장에서는 사뮈엘 베케트 원작의 난해한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공연되고 있었는데 이 연극의 배우들이 남달랐습니다. 바로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었습니다.
복권기금 문화나눔의 장애인 창작 및 표현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공연되는 ‘고도를 기다리며’는 고도’란 인물을 절절하게 기다리는 배우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를 파헤친 작품입니다. 사실 제가 일년 전쯤 다른 곳에서 하는 공연을 보고 상당히 흥미롭게 본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더욱 기대하며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앞에서 얘기했듯이 모든 배우가 장애인으로 구성이 되어있다는 사실입니다. 기존 연극에서 보조적인 배역에 한정되거나, 동호인 연극이나 예술 치료의 한 부분으로만 한정되었던 기존의 한계를 뛰어 넘어 배우 전원이 장애인으로 구성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하여 언어 장애를 가진 배우들을 위해 원작의 대사를 대폭 줄었습니다. 하지만 대사를 줄인 만큼 더 다양한 통장과 표정 하나 하나로 인하여 관객들과 의사소통 하는데 있어서 전혀 하자가 없는 공연이 완성되었습니다.
두 번째 특징으로는 바로 후불제 관람료를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공연을 다 본 관객이 관람료를 후불제로 자신이 내고 싶은 만큼만 내는 공연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시작 전에 후불제 공연이라면 공연 수입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는 걱정으로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후불제 공연을 하는 이유는 그만큼 자신감이 차있다는 반증 이였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모두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소리로 배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퇴장을 하면서 많은 공연료를 지불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사실 더 좋은 카메라를 갖고 갔으나 배우 분들의 연기에 방해가 될 까봐 가방에서 꺼내지를 못하였습니다. 그만큼 배우들의 열정적인 공연이 무대 위에서 펼쳐졌습니다. 기존의 공연보다 길었던 침묵 속에 드러나는 다소 불편한 몸짓이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고도, 즉 구원을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으로 절절하게 전달되어 제 가슴속에 진한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장애인이 배우라고 해서 그 공연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고도를 기다리며’를 관람한 후 저의 생각이 상당히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은 그저 몸이 불편한 주위 이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 이였고,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고도를 기다리며’를 새로운 시각에서, 새로운 연출로 볼 수 있는 또 다른 하나의 재미를 저에게 주었던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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