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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문화나누미!

[장애인 창작 및 표현활동지원사업] 일원동 라파엘복지관 발달 장애인 문화예술아카데미


우리들의 코러스, 우리들의 앙상블

-일원동 라파엘복지관의 발달장애인 문화예술아카데미를 경험하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여름 저녁에 일원동 라파엘복지관을 다녀왔습니다. 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 담당 신
영수 팀장님과 행정 간사 심희경 씨와 함께하는 걸음은 무척이나 경쾌하고 즐거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줄 간식을 사들고 복지관까지 걸어가는 동안 신영수 팀장님은 장애인 문화관련 사업에 대한 애정이 담긴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는 깊이 있게 예술을 배울 기회가 적은 장애인들에게 예술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성과를 보일 수 있도록 공동작업을 하는 사업으로, 복권기금 문화나눔 사업 중 장애인창작 및 표현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라파엘발달지원센터 입구


서울 강남구 일원동 아파트 단지 가까이에 위치한 라파엘복지관은 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에 무료로 시설을 대여하고 있다.



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가 대여하고 있는 센터의 내부는 총 5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넓진 않지만 갖출 것은 다 갖춘 곳이었습니다. 사무실, 언어 치료실, 체육실, 감각통합 치료실, 연습실로 연습을 마친 기초반 아이들은 감각통합 치료실에 모여 놀거나 고급반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머님들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만연했지만 연신 아이들을 챙기며 간식을 나누어주고 계셨습니다.


라파엘발달지원센터 내부





라파엘 복지관의 고급반 아이들은 강화, 노원구에 있는 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 팀과 7월부터 합주 연습을 하며 12월 안으로 발표회를 가질 예정으로 능숙하게 왈츠를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월 1회 합주를 하거나 토요일에 합주 연습을 한다고 하는

왈츠를 연습하고 있는 아이들

데 오늘은 운이 좋게도 제가 취재를 간 날 합주를 하고 있으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너무나 다들 연주를 잘 하는 모습에 어리둥절해졌지만 신영수 팀장님은 이렇게 합주를 같이 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보람을 느낀다고 하셨습니다. 담당 강사님의 지휘와 대학생 연주도우미의 바이올린 반주로 아이들은 한 음, 한 음 맞추며 조심스레 연주해나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과 왈츠의 아름다운 선율에 저도 모르게 입이 벌어지며 사진 찍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피아노를 치는 지은이는 피아노에 재능을 보여 피아노 전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연습에 임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다른 장애를 가진 아이들보다도 함께 모여 공동협업을 하기 어려워하는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음악이라는 예술로 관계를 맺어 한마음으로 열심히 곡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이야말로 예술의 참된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에서 악보를 보는 방법부터 시작하여, 악기를 다루고 연주를 하며 함께 합주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의 사업 목적은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역량강화를 목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참여기회를 제공하여 장애인들의 문화적 감수성과 창의력을 계발하고 긍정적 자아상을 확립함으로써 장애예술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 것입니다. 세부적으로 사회성 계발과 차별 없는 문화 공감대 향유, 선진복지의 초석 마련 등이 있지만 가장 큰 핵심은 역시 장애인문화예술분야의 발전 및 활성화일 것입니다.


아카데미의 수업시간은 화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진행되며 화요일은 오후 6시~오후 8시, 토요일은 오후 4시에서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합주는 보통 토요일에 교육하며 화요일은 1:1 수업 방식으로, 학부모 참관으로 진행됩니다.


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의 담당자 신영수 팀장님은 복권기금 문화나눔 사업의 초점이 기존 예술인뿐만 아니라 예술인이 되기
위한 장애인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좀 더 집중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말씀해주셨습니다.


감동적이었던 아이들의 합주 연습을 뒤로 한 채 시설을 돌아보며 아카데미 담당자 신영수 팀장님과 수강생 어머님 한 분, 합주에서 피아노를 맡고 있는 지은이와 담당강사 분께 부탁을 드려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옆방에선 왈츠가 흘러나오고 아이들은 간식을 먹으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조용하지는 않은 분위기였지만 다들 흔쾌히 그리고 즐겁게 인터뷰에 응해주셨습니다.







▲오미례 님(수강생 어머님)

▲신영수 팀장님(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 담당)

▲김미란 님(아카데미 담당강사)

▲박지윤 학생(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 참가자)





Q. 문화나누미 2기 김지수 (이하 김)
: 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와 같은 사업이 전에도 있었나요? 그 사업들의 성취도는 어느 정도였나요?




A. 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 담당자 신영수 팀장 (이하 신)
: 복권기금 문화나눔 사업의 지원을 받은 건 최근의 일이지만 이런 장애인 예술지원 사업을 시작한지는 3년 정도 됐어요. 이전의 사업들이 성취도가 있었고 보람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 사업을 이어왔다고 생각해요. 치료의 목적도 있었지만 장애인들이 음악예술 자체에 깊이 파고들어 가는 이 사업에서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Q. 김
: 다양한 예술분야 중에서 음악부분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가 있나요?



A. 신 : 물론 다른 프로그램에서 음악 이외의 예술을 다루고 있어요. 그런데 발달장애인에게 예술은 치료의 목적도 있긴 하지만 우리는 치료에 너무 집중하지 않으면서 장애인 친구들이 나중에 취미생활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또,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구성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A. 오미례(수강생 어머님) : 장애인은 어디를 가더라도 어떤 조직이나 집단에 소속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그래서 음악, 특히 오케스트라를 하면서 ‘소속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김 : 아카데미를 진행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다면요?



A.
, 오미례(수강생 어머님)
: 아무래도 사업장소가 고정적이지 않다는 거겠죠? 1년 동안 두 번이나 옮겨 다녔으니까요. 스태프 채용 등에 제한이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A. 김미란(담당강사)
: 발달장애가 있는 친구들이다 보니 수업 속도가 엄청 더디죠. 보통 사람들이면 한 달이면 끝낼 것들을 몇 달에 걸쳐 배우니까요. 그렇지만 점점 상태가 좋아지고 실력도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죠. 그 중에는 정말 재능있는 친구들도 있거든요.



Q. 김
: 이 사업이 복권기금으로 지원되는 것인지 알고 계셨나요?



A. 신
: 사실 저희는 관계자들이니 알고 있지만 어머님들은 정확히는 모르셨을 거예요. 이제는 학부모님들이나 강사님들도 다 알고 계시지만 좀 더 홍보가 필요할 것 같아요.



A. 오미례(수강생 어머님)
: 한 마디만 덧붙이자면, 정말 이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Q 김
: 피아노 치는 거 재밌어요?



A. 박지윤(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 참가자)
: 네! (담당강사 보충설명 : 피아노는 집에서 혼자 치는 악기잖아요. 지윤이가 혼자 피아노 연습하기가 심심해서 그만둔다고 했었대요. 지윤이 어머님이 다시 오케스트라 팀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데려오셨어요. 이 기회를 통해 다시 피아노에 대한 흥미도 가졌죠. 지금은 대학교 전공을 목표로 제가 따로 레슨 할 계획도 있고요.)



Q. 김
: 친구들하고는 많이 친해요?



A. 박지윤(장애인문화예술아카데미 참가자)
: 조금만 친해요. (담당강사 보충설명 : 원래 발달장애 가진 친구들이 자폐증세 때문에 자기 세계가 무척 강해요. 그래서 여럿이 모여서 하는 공동작업 같은 걸 못 하는데 이렇게 음악을 같이 합주하면서 친구들도 사귀고 지윤이도 많이 좋아졌죠.)

 








아이들이 낯을 굉장히 많이 가린다고 신영수 팀장님은 말씀하셨지만 아이들은 어느새 저에게 다가와 빵을 주거나 같이 사진을 찍자며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지만 마음의 아픔이 있는 아이들이 음악이라는 예술로 같이 모여 더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자랄 수 있는 게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복권기금으로 지원되는 문화나눔 사업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하게 말씀하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떠오르며, 사업의 진정성과 복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낀 계기가 되었습니다.





복권기금 문화나누미 2기 김지수 (agatzkfl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