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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문화나누미!

[소외계층 문화순회] 박물관은 살아있다!


복권기금 문화나눔 사업은 문화예술의 창의적 기반을 튼튼히 하고 문화예술을 온 국민과 더불어 누리고자 복권기금을
재원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아침부터 하늘이 흐리더니 오후가 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내렸다. 최근 맑은 날씨가 이어졌던 터라 반가운 한편 비에 젖어 떨어지는 낙엽처럼 몸도 마음도 축 가라앉았다. 하지만 성남산성종합복지관 4층 강당에선 무슨 일이 있는지 문밖까지 용맹한 무사가 검 싸움을 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가보니 기대했던 무대와 객석은 온데간데 없고 검술 연습을 하는 아이들, 부채를 들고 줄을 맞추는 아이들 등 둥그렇게 모여서 무엇을 연습하고 있는 모습만이 나를 반겼다. 참 어리둥절한 일이었다.


Museum PLAY



      Museum play!

역사탐험연극 <박물관은 살아있다-고구려>는 박물관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장르를 통해 뛰어 놀며 탐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획한 신개념 복합형 문화콘텐츠입니다.

 

어린이 역사탐험연극 박물관은 살아있다!’

 역사체험연극 <박물관은 살아있다>는 연극이지만 객석이 없습니다. 고분으로 꾸며진 공간 전체가 무대이며 관객은 주어진 고분지도를 가지고 고분을 탐험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탐험연극입니다. 고분의 무덤지기와 함께 고분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고구려의 어린이들은 무슨 놀이를 했는지?’,’어떤 꿈을 꾸고 살았는지?’,’누가 살았는지?’ 등등 고구려 사람들의 생활을 직접 찾아 다니고 발견하면서 고분전체를 구경하듯 체험할 수 있는 연극입니다. 고분벽화의 사람들을 재연하기도하고, 역사 속 유명 인물들을 만나기도 하고, 벽화에 숨겨진 해와 달의 비밀을 풀어보는 등 주어진 탐험과제연극놀이를 통해 관객들은 책 속에서 혹은 눈으로만 보던 역사 속 이야기와 직접소통하며 살아 숨쉬는 생생한 역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어린이연극과 달리 처음 시도되는 탐험+체험+연극이라는 공연의 형식의 특성을 고려하여 관객인 모든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딱딱하고 어렵게만 여겨지는 역사연극놀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연입니다.


 


 아이들이 열심히 연습하고 있던 것은 고구려 고분벽화 내용에 대한 상황극이었다. 연극은 성남산성종합복지관 아동 30명과 함께했다. 연극이 진행되는 강당의 한쪽 벽엔 네 개의 고분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고분벽화는 손님맞이, 행렬도, 수박회, 수련회 총 네 개로, 아동들은 4개의 조로 나뉘어서 각각 벽화의 내용을 스토리텔링 해보고 그 걸 토대로 연극을 꾸며 연습했다. 아이들이 직접 벽화 속에 들어가 연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여기저기서 검과 검이 맞부딪히는 효과음 소리가 들렸고 아이들이 들고 있는 알록달록한 보자기가 꽃처럼 넘실거렸다.


선생님과 연극을 연습하는 아이들


 

 


30 분 정도 연습이 끝나고 드디어 출동준비! 연극무대의 막이 올랐다. 먼저 아이들의 연극을 이끄는 탐험대장이 고구려에 대해 짤막한 설명을 했다. 베테랑 선생님인 그는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표정도, 행동도 과장하며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었다. 아이들은 고구려에 대한 흥미인지 곧 하게 될 연극의 기대인지 눈이 반짝반짝 해져 설명을 하는 선생님을 쳐다 보았다. 설명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아이들이 고구려시대의 사람이 되어 무대에 올랐다. 

고구려시대의 그림에 있는 사람은 크기에 따라 신분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수박회가 신성한 무예라는 것, 고구려 시대에 불교가 전파되었다는 것 등 고구려의 다양한 문화를 벽화를 통해 그리고 아이들은 이를 직접 연기 하면서, 친구들이 꾸민 연극을 보면서 배울 수 있었다.











직접 연극에 참여하는 아이들



 

고구려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두 번째로 준비된 공연은 그림자연극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이다. 그림자연극을 통해 고구려사람들의 꿈과 사랑을 알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짧은 동영상을 준비하였다.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그림자극
 


연꽃에 실어 보낸 작은소원

고구려시대의 사람들은 연꽃모양의 종이에 소원을 적었다고 한다. 아이들도 그들처럼 소원의 연꽃송이에 소원을 적었고 사인펜을 든 아이들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그러나 곧 연극이 끝나고 돌아가는 아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한 가득 이다.

 

아이들은 역사체험연극을 통해 직접 연출자, 연기자가 되어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활동을 하고 역사도 배운다.  몸으로 익힌 것은 안 잊는다고 연극을 통해 배운 고구려는 더 오래 기억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후에 부채를 보면 ! 이거 고구려고분벽화 손님맞이에 있었던 거다!’라고 떠올리지 않을까? 헛될지 모르지만 재미있는 상상을 해본다. 체험연극이란 장르는 생소한데 박물관은 살아있다를 보며 역사체험연극은 문화예술을 교육적 목표와 결합해서 새로운 문화컨텐츠를 형성했고,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우수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

또한 유익하고 우수한 컨텐츠를 복지관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음에 감사했다. 복지관에 다니는 아이들 부모님 대부분 맞벌이를 하고 계신다. 때문에 문화생활에 따로 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고 한다. 그들에게 소외계층문화순회사업을 통해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특히 관객인 어린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새삼 문화나눔사업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전국민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데 있어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그 중심에 복권기금 문화나눔사업이 우뚝 서길 바란다.

 

 

복권기금 문화나눔 문화나누미 3기 박지혜 기자(jhda3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