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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문화나누미!

[사랑티켓] 꽃마차는 달려간다



죽음보다 더 큰 아픔이 있다면, 그것은 언젠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다는 사실이다


 연극
꽃마차는 달려간다. 민들레로 비유할 때, 작은 입술로 바람을 만들어 불어본다면, 그 마지막에 남는 것은 위에 적힌 극중 인물의 대사 한 마디가 아닐까?

 극중 인물의 마지막 가는 길을 통해 슬픔을 전달하면서도 관객으로 하여금 그 이면의 숨어있는 기쁨을 찾아내게 하는 극. 꽃마차는 달려간다

 오늘은 복권기금 문화 나눔 사업의 사랑티켓과 함께 이 극을 동행해본다. 극이 시작되기 전 여분의 시간 동안 토요일 저녁 소극장을 찾은 몇의 관객과 이야기를 나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사랑티켓을 지니고 문화향유를 즐기는지 내심 궁금증을 가져보는 찰나이다.

 

생 생일을 맞아 연극을 보러 온 어느 커플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갖는다.

 

Q Q: 사랑티켓에 관해 들어 본 적이 있는지, 있다면 사용해 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A A: 금일 공연도 사랑티켓으로 할인 받아 보게 됐어요. 평소 대학로에서 연극을 볼 때 많이 이용하고, 오늘은 집에 내려온 김에 이용하게 되었네요.

 

Q Q: 그럼 사랑티켓에 대해 잘 알고 계시겠네요. 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A: 저희처럼 공연을 보는 학생의 입장에서 공연 티켓 값이 경제적 측면에서 부담인 부분은 사실인데요. 사랑티켓을 이용하면 그만큼 부담이 줄어 들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제가 공연을 볼 수 있는 빈도 또한 늘어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요즘 사회적 문제인 취업난을 고려해 볼 때 24세라는 제한을 좀 더 연장시켜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 비율도 많아지고, 더구나 요즘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힘들어하는 청년층에게 이러한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문화혜택이 주어진다면 그들이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게끔 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문화향유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사랑티켓이지만,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생각해 보게 되는 부분이 있다. 현재의 사회적 문제와 연계할 때 대상의 확장이라는 측면이다. 물론 대상범위의 확장이란 선택의 문제는 기금의 추가적인 지원과 비용의 확장이라는 요구에 직면한다. 하지만 더 많은 이의 문화향유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사랑티켓의 목적성을 생각해 볼 때, 경제 논리를 조금 벗어나 바라 보아야 할 필요성도 있지 않을까? 모두의 문화향수가 퍼지게 할 수 있게끔 하는 매개체로써의 문화동반자 사랑티켓. 사회적 변화에 따른 요구사항들이 받아들여진다면 더 완벽한 모습의 우리 문화동반자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그러한 기대감에 빠져있을 때, 조명의   꺼짐이 극의 시작을 알린다.

꽃마차는 달려간다 포스터와 극 중 한 장면



작품의 이야기

 고집스러운 순보노인은 평생 도시 변두리에서 관을 짜면서 살아온 장인으로서의 긍지와 풍모를 느끼게 하지만, 그의 삶은 질척거리며 내리는 비 오는 날의 저녁처럼 우울하기만 하다. 또한, 순보노인의 30년 지기인 중국 요리 집을 경영하는 동춘 노인 역시 쥐구멍 드나들 듯 순보노인의 집에 드나들며 넉살을 떨고 웃음을 안기지만 그 역시 사회 중심에서 비켜선 채 소외 당하는 외로운 노인이다. 이들 모두 사회에서 부당하고 소외되고 홀대 받는 서민들이다. 순보노인은 방탕하게 보냈던 젊은 시절에 아내를 돌보지 않아 아내를 죽음에 방치한 잘못과 미안함을 평생 동안 가슴에 묻고 살아간다.
 
그런 순보노인에게 외동딸 선주는 죽은 아내를 대신하는 인생의 반려자이며 사랑인 것이다. 외동딸 선주와 사회에서 낙오되고 가진 것 별로 없는 달구와의 결혼을 반대함은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의 다른 표현일 것이며, 아내를 떠나 보낸 이후 순보노인에게 있어 딸을 떠나 보낸다는 것은 두려움이다.

자신의 죽음이 가까이 있기에 더 절실한 삶에 대한 애정, 죽는 것 보다 더 아픈 건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진다는 외로운 노인의 회환의 눈물,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여유로움마저 주는 순보노인을 통해서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비록 관을 짜면서 풍요롭지 못한 생활을 이어온 그의 삶에 마지막 가는 길은 꽃마차를 타고 가고 싶다면서 자신의 관을 짜서 아내 곁에 같이 묻히고 싶어 하는 순보노인에게서 슬픔보다 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깊은 애정과 인간미를 느끼게 한다.

 

극을 마치고 극 중 선주 역을 맡은 김선옥 배우와 이야기를 나눈다.






Q. 
현재 관객들의 사랑티켓 이용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또  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
평균적으로 관객의 30% 정도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사랑티켓은 24세 미만의 아동 및 청소년, 65세 이상의 노인들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인 면에서는 취약하다고 말할 수 있는 계층이지요. 문화향유가 간절하지만 그 시도에 있어 어려움을 가지는 계층들에게 지원을 함으로써 그들과 문화를 나누는 사랑티켓의 목적은 더할 나위 없는 보기 드문 훌륭한 사업입니다.

 

 

Q Q: 일반 시민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문화, 그리고 배우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문화, 그 시선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A: 문화를 향유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영화가 친숙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소극장 문화 또는 극단 문화는 아직 우리 국민들에게는 전반적으로 자리 잡힌 상태는 아니라고 봅니다. 현재도 많은 소극장들이 있고, 그 안에는 주목 받지 못한 수많은 배우들이 있습니다. 문화향유 영역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다양성이 아닐까 생각해봐요. 연극인의 위치에서 영화가 나쁘다는 것이 아닌 문화라는 것을 영화에 치우쳐 바라보는 전반적인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저희 또한 그러한 사고를 바꾸기 위해서 소극장 축전과 같은 행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노력한 만큼 시민들도 문화향유에 있어 다양성을 지니고 문화활동에 참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문화를 즐긴다’. 이 문장에 있어 우리의 인식은 아직까지 영화를 찾아가는 경향을 갖는다. 배우의 말처럼 문화를 즐기는 바람직한 필요조건으로서의 요소는 그것을 향유하는 과정에 있는 다양성이 아닐는지 생각 해 본다. 그 다양성을 위해 아직 주목 받지 못한 작품성 가득한 창작예술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는 것이 사랑티켓 그의 의무가 되어야 할 것이다.

 

흙 속에 묻혀 시야에 감추어진 아름다운 보물들이.

그것이 지닌 가치를 세상 모든 이 앞에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사랑티켓. 오늘도 그 가치의 발함을 위해 값진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