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후기] 초가을밤의 가족콘서트- 고영수 님 [초가을밤의 가족콘서트] - 고영수 님 (10-09-20 ) 9월 8일, 저녁 7시 30분, 하늘은 비가 금세라도 올 것 같이 구름이 잔뜩 찌푸렸다. 모처럼 귀한 공연이라 급히 천막을 한쪽에다 치고 드디어 시골학교 작은 운동장 한 켠에서 공연의 막이 올랐다. 뒷동산 메타스퀘어를 아담하게 배경으로 하고 그리 높지 않은 적당한 무대에 옆집 할아버지, 아저씨 아줌마, 동생들처럼 보이는 공연무대가 펼쳐졌다. 대개 위압적인 큰 공연을 보고 나선 가질 수 없는 느낌이었다. '참 예쁘다' 모두다 어울려서 참 예쁜 공연이 되었다. 우리 아이들도 공연자고 공연자들도 공연자였다. 모두가 출연자일 뿐 구경꾼은 없었다. 설령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많은 어른 구경꾼들도 계단이나 돗자리에 앉아서 가슴찡한 어린시절 동요를 같이 불.. 더보기
[문장배달 Best 20] 루쉰,「아Q정전」 (낭송 이영석, 강신구, 강지은) 문호(文豪)의 작품이라고 해서 재미가 없는 게 아닙니다. 대표작이라 해서 엄숙하게 큰 줄거리만 이야기할 뿐 세세한 묘사를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작품이든 작은 물방울 하나에서 출발하는 게 아닐까요. 물방울이 모여 샘이 되고 샘물이 개울물이 되며 개울물이 강물이, 강물이 바닷물이 되고 마침내 수증기가 되고 저 높은 곳에서 구름으로 떠돌듯 소설도 아주 기본적인 것에서 출발해서 만인을 감득시키는 걸작이 되겠지요. 그렇게 함부로 재단을 하다니, 뼈다귀가 근질근질하냐고 누군가 묻는 것 같군요. 허나 그대여, 군자는 말로 할 뿐 손을 쓰지 않는 법이라오! 양지쪽에 앉아 뭘 하든 좋을 시절이군요. 저 부러운 시절 속으로 나가 보시지요, 부드럽게. 2008. 4. 3 문학집배원 성석제 루쉰,「아Q정전」 (낭.. 더보기
[문장배달 Best 20] 심상대,「양풍전」 (낭송 심상대, 염혜란) 소설의 어머니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소설의 젊은 목소리가 계모니 칼이 어쩌느니 저쩌느니 따지는군요. 어머니는 모르는 척 하며 너그럽게 아들을 끌어안습니다. 그런데 이 어머니의 이야기가 소설보다 훨씬 중독성이 높겠군요. 생명력 역시 길 것이고요. 마지막 부분에서 어머니 이야기와 아들 소설은 ‘끝’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납니다. 헤어지는 건 언제나 슬픈 법일까요? 더 이상 이야기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 소설을 이만 덮어야 한다는 사실이 코끝을 알싸하게 만드는군요. 모두 잘 먹고 잘 살았다는데도. 2008. 4. 24. 문학집배원 성석제 심상대,「양풍전」 (낭송 심상대, 염혜란) 옛날에 어떤 집에, 옛날에 양풍이 집에, 아버지가 작은집 하나 뒀는데, 이 여자가 하도 지독스러워 가지고- 엄마는 살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