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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감동/문화나눔 톡!톡!

[수기]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 체험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 체험 수기]



                                 또 다른 박물관 체험


이연수 선생님 (안산시 외국인주민센터)


어느 해보다도 무더운 이번 여름....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었고, 이를 기다렸다는 듯 다문화아동을 위한 여러 캠프, 체험, 과학교실 등 각종 행사들이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저마다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안산에 대상자를 모집해달라거나 홍보를 해달라는 문의가 넘쳐났고, 외부노출을 싫어하는 외국인주민의 특성상 다문화아동을 모집하는 일이란 쉽지 않았습니다.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 체험도 그 중 하나였답니다.
어떤 내용일지,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전에 먼저 보고 싶은 마음에 사전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공존 : 다섯 가지 박물관 생각"이란 주제로“사랑, 기원, 상징과 의미, 생활, 나”라는 테마별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내·외국인 공존하는 안산에 아이들을 위한 다문화 전시체험은 꽤나 좋은 경험이 될 듯싶었습니다.




9월 8일 20명의 아이들과 인솔교사를 태운 버스가 드디어 출발했습니다. 이번 박물관 체험이 아이들에게 어떤 경험이 될지 살짝 걱정되는 마음을 안고, 박물관에 도착한 우리들은 줄지어 테마별로 설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20명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보기에는 다소   복잡했지만 유리관 넘어 유물을 보는 작은   눈들이 반짝였고, 개인적으로는 “사랑”이란   테마에 쓰여인 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긴 세월, 여러 가지 다양한 문화 중에서 사랑만큼 변하지 않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자연 안에서 직물을 만드는 지혜를 발견하듯 사랑하는 가족들 모두 자연과 더불어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사랑의 마음이며 여기의 옷들은 그것을 보여주는 오래된 증거입니다』40여분 동안의 박물관 관람이 끝나고 이어서 ‘민화부채’ 그리기 시간…. 요녀석들! 그리 뛰고 산만하더니 이런 집중력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너무나 진지한 표정으로 정성스레 꽃과 나비를 색칠하는 아이들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 졌습니다. 멋진 작품과 함께 찍어주고 싶었지만 사진 찍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이기에 얼굴 없이 작품만 한 컷!





그리고 조를 이뤄 전시기획자도 되어보고, 우리 마을 만들기 시간도 가졌습니다. 우왕좌왕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협동해서 꾸며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박물관 체험이 관람에만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활동을 동반하여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2시간 좀 넘는 박물관 체험을 마치고 안산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다문화아동 뿐만이 아니라 또래 친구들이 함께 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은 경험으로 미루어 어른이 보는 다문화는 제일 먼저 피부색의 차이인 듯 합니다. 대부분의 행사에 피부색이 다른 친구들을 찾아 포커스가 맞춰 지는 일이 다반사이니까요. 그러나 아이들 눈에는 피부색도, 부모의 나라 차이도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같은 반 친구이고, 같이 뛰어노는 친구들일 뿐입니다. 이번 박물관에 같이 간 친구들은 중국, 몽골, 일본,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의 다문화아동이지만 이런 구분은 신청서에 기재된 부모의 국적 표시에 불과합니다. 체험활동 내내 서로 장난치고 얘기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공존과 다문화의 이해는 아이들보다 우리들이 더 필요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