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눔의 감동/문화나눔 톡!톡!

[쉽게읽는 문화예술이야기] 아나야와 함께하는 <아시아 민요여행>




아나야와 함께하는 <아시아 민요여행>
Asian Folksong Travel with ANAYA



                                                                                                                      - 민소윤 (그룹 아나야 음악감독) 

  
   
■ 그룹 아나야  
  
  (그룹 아나야)는 전통속의 모든 노래를 바탕으로 현대의 노래를 만들어내는 팀이다. 각종 대회와 해외공연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고 2009년 영화 워낭소리 음악감독과 OST 발매 등 활기찬 예술창작활동을 하는 팀이다.  
  
  ※ 아나야 : 봉산탈춤의 묵중이 판을 시작하는 소리(대사)이다.  

  
 
   

원고청탁을 받고 처음 드는 생각은 ‘재능이 음악인지라 글을 쓸 수 있을까...’라는 쑥스러움과 동시에 그럼에도 무더웠던 여름 ‘아나야와 함께하는 <아시아 민요여행>작품 속에서 내내 느꼈던 나의 감동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지 않을까?’하는 갈등 속에 복권기금 문화나눔 사업을 통한 감동이 다른 나눔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아나야와 함께하는 <아시아 민요여행>’은 2010년 6월 24일 경북 문경 산동에서시작하여 공연은 9월 12일 대전까지 총 10회의 공연을 가졌다. 공연의 특성상 섭외부분을 공연팀이 맡은 관계로 아나야는 전국에 걸쳐 골고루 공연 협력기관을 의뢰하였고 경기도 6곳과 서울, 문경, 대전, 전주에서 공연하였다. 
 
 
역사의 이해로부터 접근해야 할 민요 채집

첫 공연을 준비하면서 기존 아시아 민요와 아나야팀의 기존 한국 민요곡을 중심으로 작품을 완성해 가는 중 몇 가지 문제점이 나타났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및 이주노동자센터를 중심으로 선정한 10군데 관객층의 국적이 정말 천차만별이란 것이였다.

 
공연의 성격상 되도록 관객의 국적을 고려한 아시아 민요를 수집하여 아나야 음악으로 풀어서 때로는 원어로, 때로는 한국말로 불러주기로 한 음악 컨셉에 너무나 다양한 국적은 우리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결국 한군데 한군데 전화를 하여 ‘어떤 국가에서 오신분이 제일 많을까요? 그 다음은? 그다음은요?’ 라는 질문을 드리게 되었고 이미 정성껏 만들어 놓은 아시아 민요만 하기에는 무리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문화 향유와 음악은 만국 공통어라는 말로 설명될 수는 있지만 이전에 공연해 봤을 때 자신의 나라 노래가 아니면 가사가 있는 노래는 기악곡과는 다르게 확실히 공연의 집중도를 올리지는 못하였다. 그래서 결국 10개 공연 내내 국적을 물어보고 신곡을 새로 써가고 상황에 맞추어 공연 레파토리를 달리 진행하였다. 
  

 
 



또 다른 문제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아시아의 여로나라 민요를 찾던 중 민요가 제대로 전승되지 않고 또 전승되었어도 서양식 멜로디로 음악 색깔이 바꿔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 한국의 민요나 전통의 소리는 꼭 전통민요 전승자가 아니더라도 대표적인 곡들이 있는데 말이다.
 
결국 왜 그럴까 라는 질문에 답은 바로 역사적 , 문화적 차이에서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예로 필리핀의 민요는 스페인의 오랜 지배기간 동안 민요가 대중들에게 전승되지 않았고 몽골은 내몽골과 외몽골이라는 지역의 특성으로 음악적 차이가 발생하는 등 역사적, 문화적인 아픔을 간직한 나라에서는 민요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민요는 백성들의 노래인데 그 원형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문화향수 확대성과 및 기타성과

대부분의 협력기관의 관계자들은 "다문화 가정분들이 이렇게 웃으면서 자유로운 시간을 갖고 노래하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며, 정말 좋은 일 하시는 거에요" 말씀해 주셨다. 관객 중 자신의 나라 음악이 생각한 것과 다르게 - 편곡과 가사가 달리- 나올 때는 처음에는 약간 의아해 하다가도 엄지를 치켜들며 신기하다는 듯 웃으며 표현해 줄때 자신감 있게 5개국어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어떤 관객은 공연 후 자신의 나라에서는 원래 이렇게 부른다며 차근히 설명해 주시는 분도 계시고 좋은 민요가 더 많다며 웹사이트 주소를 적어 주시기도 하셨다.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다문화 가족분들이 들어오셨을 때의 경계의 눈빛은 사라지고, 공연 후 신기해하며, 따뜻한 눈빛으로 배웅해 주시는 모습이었다. 
  
 
 

 


파급효과


10번의 공연 때마다 한결같이 들은 말이 있다. "언제 다시 우리나라 민요도 들을 수 있나요? 꼭 만들어서 들려주세요" 그 분들의 눈망울을 보면서 오늘 하루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행복한 감정으로 보내 수 있기를 소망했다.

  
특히, 가평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한 9월 11일 공연은 예상하지 못한 파급효과를 경험했다.  
 
비록 정신없는 공연장이었지만, 그 곳에 온신 3세대 모두 행복했고, 서로를 이해하는데 일조 했다면 이번 아나야의 아시아 민요여행 문화나눔은 그 몫을 한 것이 아니었을까. 3세대 다문화 가정의 관객들과 정성어린 기획, 따뜻한 아나야의 아시아 민요와의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아시아 민요에 대한 인식전환 - 예술적 성과


다문화가정과 이주노동자 그리고 우리 관객들은 어느 나라의 민요에 상관없이 모두 '우리의 삶을 노래하는 민요'라는 테두리 안에서 즐거워하였다. 고향의 노래가 나올때면 반갑고 한없이 그리워했다. 아시아의 다른 민요들도 관객들과 같이 따라 부르며 웃을 수 있는 그 모습속에서 민요의 저력을 느끼게 하였다. 또한 관객의 모국어로 부르고, 쉽게 한국말로도 번역하여 익살감을 더해 모두가 노랫말도 이해하며 즐기는 하나된 공연을 만들 수 있었다. 외국인을 상대하는 언어적 한계를 랩과 몸짓, 그리고 그림으로 표현한 것은 또 하나의 성과이다.

 
글을 쓰다보니 주제인 " 다문화로 알아보는 아시아 문화예술'이 아닌 ‘아시아 문화예술로 알아보는 다문화’가 맞는 듯하다. 뭔들 어떻하리....서로의 이해가 높아졌다면 그것으로 성공한 공연이라 자부하며 글을 마칩니다.
 
마지막으로, 더운 여름 함께해주셨던 아시아의 관객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리며 아나야에게 아시아 민요는 올 여름의 뜨거운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