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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감동/문화나눔 후기

[후기] 연극 "락희서울"을 보고, 1930년대와 2010년의 공존



[사랑티켓]

연극 "락희서울"을 보고, 1930년대와 2010년의 공존

                                                                                                                             - 2010.11.14   beenoo3 님

                                                                                                                                  일시 : 2010. 11. 12 금요일
                                                                                                                                  장소 : 대학로 아리랑 소극장
                                                                                                                                  시간 : 8:00 PM




일제 강점기 하 1937년 1월 레코드 회사 문예부장 이서구, 영화배우 오도실, 동양극장 배우 최선화, 조선권번 기생 오은희 등 남녀 8명이 잡지 ''''삼천리''''에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라는 제목으로 조선 총독부에 ''''딴스홀''''을 허락해 달라는 청원을 냈다.

잠시 당시 시대적 상황을 살펴 보자면, 식민지 조선의 어둠 속에서도 사람들은 돈에 열광하였다. 투기는 1920~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중요한 문화 코드 중 하나였으며, 당시 사람들은 금광, 미두, 주식, 부동산, 정어리 등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투기의 대상으로 삼았다.

<<락희서울(lucky Seoul)>>은 이 실제 사건에다 허구적 상상력을 덧붙여 만든 작품이다. 단순히 댄스 홀을 금지한 상황에 대한 반발 기사의 내용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투기가 성행하는 시대적 상황의 얘기도 재미있게 풀어놓고 있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몰랐기 때문에 공연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과거에도 금광과 주식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지금도 역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금과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역시 모든 것은 돌고 돌기 마련인가.

아무튼 급격한 문호 개방으로 인해, 투기 뿐만 아니라 모던보이, 미니스커트 등의 신식 스타일이 유행하고, 고학력 실업자들도 넘쳐났다.

여기서 또다시 놀라운 점. 사실 몇 십년 전만 해도 대학만 나오면 엘리트 계층으로, 취직 걱정은 없었는데 그것보다 더 과거인 1930년대에는 동경대를 나온 인텔리 조차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 아, 지금 현실과 겹쳐지는 것 같다..

 
재기를 노리는 여배우 신혜숙, 문학가에서 금광사업가로 변신한 오기찬, 자유연애를 주장한 여성화가 나혜원, 동경제대 출신의 청년 실업자 박희수, 결혼으로 신분 상승을 꿈꾸는 이희동.

이들이 카페 미네르바에 모여 댄스를 추며 서로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서지만 이또한 계속 좌절된다. 절망스러운 현실과 더불어 내려진 ''''딴스 금지령''''. 그럼에도 그들은 미네르바에 다시 모여 춤을 춘다.

사실 이 때의 시대적 상황, 특히 대표적 인물상들을 잘 표현하여 적나라하게 각 인물들의 욕망을 보여주고 있는 연극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재미있는 요소들을 더하여 지루하지 않다. ''''딴스홀''''을 배경으로 한 만큼 댄스를 추는 장면이 많아 눈도 무척 즐겁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너무 무겁고 지루한 내용일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으나, 전혀 그렇지 않고 즐겁게 보고 나올 수 있다. 물론 마음 한켠으로는 씁쓸함도 함께한다.

씁쓸함을 느끼는 것은 아무래도 각 인물들의 출세욕, 재물욕 등의 욕망이 현재의 그것도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즐거움과 씁쓸함을 동시에 느끼며 나설 수 있다는게 나에게는 이 연극의 또다른 매력인 것 같다. 공연이 끝나고 문을 나서면서 참 잘 봤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랑티켓은 복권기금과 지방정부의 예산으로 공연, 전시 관람료를 지원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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