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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문화나누미!

[생활문화 공동체만들기] “우리 동네가 달라졌어요!”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월평마을

 
“우리 동네가 달라졌어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월평마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섬 제주도. 예전에는 삼다라 하여 돌, 바람, 여자가 많기로 유명했지만 요즘은 아름다운 자연으로 세계7대 경관에 도전함과 함께 올레길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올레 8코스가 지나는 곳에 월평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처음에는 마을과 떨어진 코스였지만 월평마을이 유명해 지면서 8코스 길이 마을 앞으로 지나가게끔 바뀌었다고 한다. 월평마을에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올레길도 바뀌었을까 하고 호기심이 생긴다.

 

3년 전, 월평마을은

 제주도 서귀포 시내에서 차로 20분 떨어진 거리로 비교적 가깝긴 하지만 큰길이 지나지 않고 농촌 마을이다 보니 문화적 교류가 전혀 이루어 지지 않고 수십년 동안 마을 원형 그대로의 폐쇄적 형태를 보이는 곳 이였다. 400여명의 주민이 살지만 대부분 친인척 관계로 특별함이 없는 무료한 일상의 연속으로 세대간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문화를 접할 기회도 없었다. 단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가지고도 잘 지키기만 했었고, 일본으로 수출할 백합과 한라봉, 노지감귤을 열심히 재배만 하였다.

[올레꾼들에게 유명해진 월평마을 송이 갤러리]

 

새로운 월평 마을을 만들다!

월평의 변화에는 쿠키의 주도와 복권기금의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의 지원이 있었다. 변방에서의 다원적 문화활동을 펼침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아름다운 지역 만들기를 추구하는 문화도시 공동체-쿠키는 월평마을에 새로운 문화의 힘을 불어 넣고 있다. 올해로 3년째 사업을 펼치고 있는 쿠키는 월평마을 주민들과 함께 새로운 마을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동안의 변화와 앞으로의 일들을 쿠키의 문주현 실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박행운(문화나누미 2, 이하 박)

문주현(문화도시 공동체 쿠키 실장, 이하 문)

 

) 제주도에 마을이 참 많을 텐데 왜 꼭 월평마을이어야 했나요?

) 월평마을은 큰 도로가 지나지 않다 보니 문화적 교류가 다른 곳에 비해 너무나 없었습니다. 다른 마을에 비해 젊은 층도 많지만 마을 내 문화, 예술시설은 물론이고 문화 교육이 없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월평마을 분들에게 문화를 접하게 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마을보다 주민간의 결속력이 좋았고돌담올레길 등의 제주 전통마을의 구조가 많이

남아있는 마을이었습니다.

 

) 올해로 월평마을이 생활문화 공동체 만들기 3차년째라고 들었습니다. 앞 차수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우선 제일 크게 달라진 점은 월평마을 분들의 참여도 입니다. 제주도는 관광객이 많이 다녀가다 보니 지역 주민들이 외부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많은 편입니다. 마음을 잘 열지 않죠. 특히나 월평마을은 외부와의 교류가 적어 더욱 그랬습니다. 그래서 사업 첫해에는 마을 주민분들께서 관심도 없으시고 오히려 반대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분들과 계속해서 만남을 갖고 사업의 이점을 설명 드렸습니다. 예술가들에게도 거리를 두고 변화를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쿠키와 예술가들은 천천히 마을의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첫해는 마을 주민들과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년, 2차년을 맞이하면서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셨고, 올해 진행되는 일들에는 월평마을 주민 분들이 먼저 나서 주십니다. 이제는 월평마을 분들이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십니다. 그래서 이번 해는 쿠키가 모든 기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월평예술기획단을 만들어 지금까지 만들어낸 프로그램들이 자생적으로 운영, 유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획을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외부에 홍보도 많이 하고 수익을 발생시켜 꾸준히 만들어 갈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할 예정입니다.

작년에 큰 호응이 있었던 월평이야기길탐방은 올 해 컨텐츠를 개발/보완하여 더 많은 올레꾼들을 맞이할 예정입니다. ‘월평음악마을 만들기월평 페스티벌도 진행됩니다.

3차년도에 달라진 점 중 안타까운 점은 예산이 줄어 들었습니다. 사업이 진행될수록 월평마을 주민들이 해보고 싶어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지만 예산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마을 주민 분들의 사기가 저하될까 걱정됩니다.


) 월평이야기길탐방이란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재미 있을 것 같았습니다. 소개 부탁 드려요.

) 월평마을은 옛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아주 잘 보존되어 있어요. 그래서 타지 사람이나 젊은 사람들 봤을 때 특이한 점이 많았습니다. 월평 어르신들께 처음에 길 탐방을 진행하자고 말씀 드렸을 땐 새롭지 않은데 사람들이 오겠냐 하셨어요. 그분들께는 일상이니까요. 하지만 장소마다 스토리를 만들고 코스로 이어보니 멋진 이야기길이 만들어 졌답니다. 제주전통초가-월평마을회관 아왜낭과 정자-예술++집 예술가 레지던스 등….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재미난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되는 코스로 마을회관에 모여서 출발합니다. 현재 잠시 중단하고 코스정비 중으로 아마 7~8월쯤 다시 시작할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 해주셨음 좋겠습니다.

 마을 주민들도 굉장히 애정을 가지고 참여하시는 프로그램 입니다. 처음과 달리 이제는 노하우도 생기고 가이드 역할을 멋지게 해내고 계세요. 가끔 설명을 한가지 빠뜨리시면 다 끝난 후에 너무나 안타까워하신답니다.



) 월평밴드가 굉장히 열심히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월평밴드의 구성원들께서는 각자 다른 본업을 가지고 계세요. 밴드 일은 본업이 끝난 후 여가시간에 짬을 내어 하시는 아마추어밴드인데 열정과 노력만큼은 프로 못지 않으십니다. 다들 악기를 처음 다뤄보시는 분들이라 행사가 있으면 미리 곡을 정해서 완벽하게 될 때까지 연습하십니다. 악기도 모두 사재를 털어 구입하셨어요. 레슨이라고 해야 하나요? 악기는 '기타로 오토바이 타자소극장의 강경환 선생님께 배우시고, 백합하우스에서 연습하십니다. 이제는 이분들께서 동아리 활동처럼 자리 잡으셨습니다. 음악을 하면서 함께 단합도 하고 마을에 즐거움도 만들어가시는 분들이 진정한 주인공이란 생각이 듭니다.

 

) 밴드 외에 또 다른 음악마을 프로젝트가 있다구요?


) . 부녀회분들께서는 풍물패를 담당하고 있어요. 함께 장단을 맞추다 보니 고부간에 대화도 많아지고 갈등도 없어졌다고 합니다. 이번에 어린이 풍물패도 함께 만들어 운영할 예정입니다. 어린이 풍물패는 얼마 전 첫 모임을 가졌는데 15명의 어린이들이 부녀회분들 못지 않게 많은 열심히여서 두 풍물패가 함께 하면 멋진 공연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가 커요.



) 올해도 월평 페스티벌은 열리는 거죠?


) 월평 페스티벌은 한해 동안 마을에서 있었던 모든 문화 예술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시간입니다. 올해 일정이 정확히 나온 것은 아니지만 작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올 하반기에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페스티벌이 아닌 진정으로 마을 주민들 스스로가 즐기기 위한 페스티벌로 알차게 꾸며집니다. 하반기에 제주도에 오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우리 월평마을에 꼭 한번 들러주시기 바래요.

 

)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어려운 점이나 개선점이 있다면요?


어떤 일이든 실행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특히 문화 기획 쪽은 기획인력의 부족과 예산의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티스트가 마을에 들어와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중개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획자가 필요합니다. 예산이 축소됨을 마을 주민들도 이해하지만 섭섭하다는 입장을 보이실 때면 따로 도와드릴 방법이 없어 속상할 때도 있습니다. 좀더 체계적으로 이루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처음에 사업을 시작할 때 마을과의 접촉시간이 매우 촉박했던 것 같습니다. 충분한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야 하며 마을 주민이 교육을 받은 후에는 직접 예술가가 될 수 있게끔 하는 프로그램도 같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 월평마을 주민들과 정이 많이 드셨을 것 같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꼭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 "삼춘들~ 올해도 재미지게 해보게 마씸~"

 

 

3년째 월평마을과 함께 생활문화공동체를 만들어가 가고 있는 문주현 실장은 달라져가는 월평마을의 모습을 보면서 또 한번 문화의 힘을 믿게 되었다고 한다. 소통하면서 즐기면서 자생적인 문화공동체가 되어 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달라져가는 월평마을을 계속 해서 관찰하고 격려하면서 다른 마을들도 벤치마킹 할 수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