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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문화나누미!

[전통나눔사업] 강진골에 전통문화 꽃 피었네

 

 

 

장맛비가 굵게 내리는 6 25일 전남 강진군 강진아트홀에서 열린 전통나눔 음악회에 다녀왔다. 강진아트홀은 5월에 완공된 건물로 매우 깨끗하고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오히려 광주에 있는 다른 공연장보다 시설이 잘 되어있었다. 강진아트홀은 공연장 외에도 강진을 대표하는 청자 전시관과 미술작품 전시실이 있어 공연도 즐기고 미술도 즐길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강진아트홀에서 전통나눔 음악회 담당자 이하영 대리님과 심재홍 팀장님을 만나 전통나눔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하영 대리님, 심재홍 대리님

 

저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는 전통나눔음악회 외에도 동네방네 음악회, 한국음악의 재발견, 렉처콘서트의 공연 포함하여 전통나눔성년식, 전통나눔 ‘신나는’ 예절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나눔발간 사업이라고 해서 국악 DVD를 제작하여 나눠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요. 그 중 전통나눔음악회는 총 9회 실시되는데 2011 5월부터 11월까지 총 9회로 진행됩니다. 오늘 강진 공연을 시작으로 담양, 제주, 장성, 서울, 대구를 찾아갈 예정입니다.

전통나눔 음악회는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 특히 도서산간 지역을 돌면서 전통문화를 접하지 못한 지역민들에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렇게 지방에 살면 다양한 공연을 접하기 어려워 한정된 문화 공연을 즐길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우리는 이런 지역에 대중적 국악의 공연을 기획합니다. 물론 무료입장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통나눔 음악회의 특징은 똑같은 공연을 9개의 지역에 적용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특색에 맞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공연을 준비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희 재단에서 단독적으로 공연을 진행하기 군청의 문화관광과와 협력으로 이루어집니다. 그 지역의 인구는 몇 명이고 어느 세대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지,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는 무엇인지 사전에 철저한 조사를 하고 있어요. 이번 강진의 경우는 강진아트홀이 새로운 건물이라는 장점과 함께 군민들이 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굉장히 컸어요. 그래서 아트홀에서 이뤄지는 공연의 경우 객석의 90% 이상이 찬다고 해요. 그리고 강진 외에도 해남, 진도, 완도 등 이 곳과 가까운 지역민들도 부담 없이 강진에 와서 문화를 즐길 수 있으니 정말 안성맞춤이죠.

그래서 저희 공연은 횟수는 적지만 지역, 대상에 맞게 계속 변화하고 진화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수혜자들이 느끼는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어요. 솔직히 청소년들에게 ‘국악’이라고 하면 지루하고 재미없는 분야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리고 어르신들에게 뮤지컬 공연 보여드리면 시끄럽고, 정신사납다고 느끼시고. 그래서 저희는 모든 세대가 어울리고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그 결과가 바로 ‘퓨전국악’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공연할 타악그 룹 공명의 경우도 타이틀은 타악 그룹이지만 실제로 기타, 리코도 등 현악기도 많이 쓰고 있어요. 아마 공연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 국악에도 이런 면이 있어?’라고 느끼실 거예요..

 

  

 











타악그룹 공명은 우리나라 전통 음악의 다양성과 새로운 소리를 창출하는 젊은 그룹이다. 모든 음악과 모든 소리를 하나로 만들어가는 월드 뮤직 그룹으로 데뷔부터 파격과 도발이라는 수식어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왔다. 전통 음악 특유의 서정성에 다양하고 흥겨운 리듬을 더하여 우리 음악의 가능성을 제시해 국내의 대표적인 월드뮤직 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사실 타악 그룹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소금, 대금, 리코더 등 화음악기가 나왔고 우리나라의 전통악기 뿐 아니라 윈드벨, 심벌, 자일로폰, 젬베 등 다양한 서양악기가 우리의 전통악기와 화음을 맞추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공연이 시작되자 소란스러웠던 공연장은 공명의 카리스마로 뒤덮였다. 공명은 뒤에서부터 입장을 하면서 관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고 교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낯선 그들에게 경계를 느꼈던 어린 아이들도, 어르신들도 이내 박수를 치시며 그들의 공연에 호응을 했다. 이런 모습은 공연 내내 볼 수 있었다. 70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모든 시민들이 그들의 공연에 몰입했다. 팀장님의 말씀처럼 우리의 국악이 이런 모습을 가질 수 있구나 놀랐다. 특히 ‘해바라기’ 공연 순서에는 해바라기와 같은 밝고 아름다운 선율을 소금의 높은 음역으로 연주하면서 소금의 연주력이 당연 돋보였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했다. 소금 외에도 젬베, 기타, 하모니카, 트라이앵글, 탬버린까지 다양한 악기의 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프로그램은 페이퍼레이디, 기린자리, 워커바웃, 해바라기, 놀자, 설장구, 공명유희, , 보물섬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모든 공연에서 연주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같이 공연을 보고 있는 시민들의 감동과 환희 역시 느낄 수 있었다.
 

  

 

"교과서에서 배운 국악이랑 완전 달라요. 완전 재미있어요."

-김지홍, 김수홍 형제(12, 11)

 

저는 피아노 학원에 다니는데 선생님이 오늘 이런 공연이 있다고 같이 가자고 했어요. 그래서 선생님이랑 학원 다니는 친구들이랑 다 같이 왔어요. 처음에는 국악 공연이라고 해서 완전 가기 싫었어요. 그래서 재미없으면 동생이랑 중간에 몰래 나오려고 했는데 공연이 너무 재미있어서 끝까지 다 봤어요. 특히 그 악기 있잖아요. 무한도전에서 하하가 막 두드리는거. 그 악기를 텔레비전에서만 보다가 실제로 악기 소리도 듣고 너무 신기해요. 다른 나라 악기라 그런지 북이랑, 장구랑은 조금 소리가 다른데 북, 장구는 학교에서 맨날 치니까 안 신기해요. 그리고 학교 음악시간에 배우는 국악은 매일 민요 배우고 타령을 배우는데 오늘 이렇게 보니까 국악이 너무 신나고 재미있어요. 학교에서도 이렇게 배웠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는 그냥 장구만 치고 그걸로 시험도 보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친구들이랑 몇 명은 장구치고 몇 명은 리코더 불면 신나는 국악이 될 것 같아요!


 

"오늘만큼은 서울 부럽지 않네요."

-최선아(39)

 

오늘 공연 정말 최고예요. 너무 즐겁네요. 저희 남편이 동네에서 이장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연히 티켓을 구해서 아들하고 딸한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왔는데 기대 이상이에요. 사실 아트홀도 처음 왔거든요. 맨날 지나가면서 건물만 보다가 오늘 처음 온건데 시설도 너무 좋고 깨끗하고 이게 정말 강진인가 싶어요. 사실 강진 정말 시골이잖아요. 아이들 위해서 문화공연 같은 거 보려면 가까운 광주로 가야되는데 사실 광주 한번 가는 것도 힘든데 요즘 티켓이 워낙 비싸니까 사실 잘 안가게 되죠. 그런데 오늘 공연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서울 부럽지 않다고 해야 하나요? 아이들한테도 좋은 경험이 되고 사실 아이들보다 제가 더 신나서 아직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네요. 이런 공연이 우리 강진에 앞으로도 더 많이 있었으면 해요.


 

"오매 젊은 총각들이 아주 악기를 잘 다루는구만!"

-이순례 할머니(75)

 

어쩜 그렇게 젊은 총각들이 악기를 잘 다뤄? 할머니들이 비 오고 이런 날에 뭐하겠어? 밭일, 논일도 하루 이틀이지. 근데 옆집 할머니가 읍내에서 좋은 볼거리 있다고 같이 오자고 난리를 피우잖아. 그래서 동네 할머니들끼리 모여서 여기 온거여. 이런 거 보는 재미라도 있어야 읍내 한번 나오지. 이게 새로 만든 건물이라면서? 이런 공연 자주자주 있으면 우리 할머니들도 쉬엄쉬엄 놀러오고 좋을텐디. 근디 세상이 좋아져서 이게 국악인지 아닌지도 모르겄어. 근디도 이렇게 신이 나네~


 

복권기금 문화나눔 문화나누미 김엄지 기자 umji16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