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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나눔사업/문학나눔

[우수문학도서] 2010년 3분기, 소설 부문 : 「갈보콩」, 「여덟 번째 방」 등 7편 선정


  


갈보콩
 
이시백 지음
실천문학사 (서울) | 2010년 6월 30일 출간

선정평
이시백의 소설은 오늘날 흔히 작품화되지 않는 농촌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이때의 농촌은 단순한 소재나 배경으로서의 농촌이 아니라 동시대의 농촌으로서, 피폐해지고 변모해가는 농촌과 그 과정에서의 농민들의 간악함과 욕망, 적응양상 등을 신랄하게 다루고 있다.


 


百의 그림자
 
황정은 지음
(주)민음사 (서울) | 2010년 6월 25일 출간

선정평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는 작가 특유의 독특한 환상성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도심 한복판의 전자상가 철거 및 재개발을 둘러싸고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어조로 전개되는 소설은 짧고 건조하면서도 인물들의 캐릭터에 꼭 들어맞는 적절한 대화가 돋보인다. 두 주인공 은교와 무재는 끝없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츰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이 단순하지만 선명한 구조로 소설을 끌고 가면서 작가는 난폭하고 잔인한 세계와 그 속에서 각기 그림자를 지니고 살아가는 선량한 사람들의 대비를 통해 독자에게 기묘한 환상성을 경험하게 하게 한다.

 


여덟 번째 방 
 
김미월 지음
(주)민음사 (서울) | 2010년 4월 5일 출간       

선정평
김미월의 <여덟 번째 방>은 소설이란 무엇보다 ‘이야기’라는 걸 잘 보여주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좁고 어두운 방에 입주한 영대가 전 세입자 지영의 노트를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이 소설은 그 노트를 매개로 두 주인공이 자신들의 꿈에 대해 나누는 속 깊은 대화라 할 수 있다. 신선하고도 통찰력 있는 유머와 반짝이는 감성, 시대적 징후와 문화아이콘들을 적소에 배치한 작가의 구조적 감각이 돋보이며 책을 한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하는 높은 가독성도 큰 미덕이다. 책장을 덮은 후 독자는 지금까지 자신이 거쳐 온 많은 방들을 떠올리며 그 속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진지하게 뒤돌아보게 될 것이다.

 


고백의 제왕   
 
이장욱 지음
(주)창비 (파주) | 2010년 4월 5일 출간         

선정평
이장욱의 소설들은 다양한 개성적 인물과 세계의 풍경 속에서 미스테리하다라는 큰 여운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미스테리하다라는 여운은 놀라움이나 반전과 같은 극적 효과보다는 다소 철학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이 미스테리함이 현대인들의 복잡한 자의식, 혹은 개별적 고통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 이장욱이 펼쳐보이는 미스테리는 현대인들이 지닌 현실 속 누추한 혼란의 연속이거나 확장이다. 그의 유령들, 혹은 유령적 시공간, 유령적 감각들은 전이된 현실이거나 혹은 애초에 이해불가능한 혹은 이해불가능으로 가는 현실일 것이다. 그는 현실 속에 내재되어 있으나 잘 포착되지 않는 감각을 현실의 이야기로 잘 포착하고 있다.

 


이슬람 정육점     
 
손홍규 지음
문학과지성사 (서울) | 2010년 6월 25일 출간        

선정평
손홍규의 이슬람 정육점은 재치와 유머가 빛을 발하는 소설이다. 그러나 그 재치와 유머는 평화 속의 말장난이 아니다. 그것은 상처받은 사람들의 부대끼고 뒤틀리는 현장 속에서의 의뭉스러움과 딴청과 거짓말의 다른 이름이다. 그리고 이것들은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진정한 낙천이자, 사랑고백의 다른 이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산 아저씨에 대한 나의 아들로서의 사랑 고백은 강력한 여운으로 다가온다.
이 소설의 의미 또한 만만치 않다. 이 소설은 한 인간이 살아가는 공동체가 인종이나 혈연적 민족, 언어와 같은 물리적인 영역에 국한되지 않으며, 애정과 이해와 고통의 공명 속에서 추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정육점과 충남식당과 쌀집으로 대변되는 재래시장 혹은 골목같은 세계는 단순한 변두리의 풍경이 아니라 세계시민의 삶터로 대변되는 풍경이다. 유쾌하면서도 슬픈 소설이다.

 


새벽의 나나     
 
박형서 지음
문학과지성사 (서울) | 2010년 5월 13일 출간         

선정평
박형서의 <새벽의 나나>는 묵직한 서사를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엿보이는 장편소설이다. 특히 태국의 한 거리를 섬세하고 정교하게 묘사해내며 전생과 현생을 수시로 오가는 구조가 처음부터 끝까지 허술하지 않고 탄탄하게 진행된다. 삶에서 우러난 따뜻한 성찰과 차가운 유머가 적절히 잘 버무려진 문장 또한 소설을 빛내는 한 요소이다. 소설은 결국 태국의 한 거리 이야기를 통해 인간 세계 전체를 보여주며 한 창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랩소디 인 베를린      
 
구효서 지음
문학에디션 뿔 (서울) | 2010년 4월 2일 출간         

선정평
소설은 어떤 면에서는 과거의 이야기이다. 이 중 우리가 여러 가지 이유에서 그 과거에 대해 역사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순간, 그것은 역사 소설이 된다. 이 역사 소설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무엇보다도 과거가 현실에서 다시 읽혀야 한다는 것 그 자체일 것이다. 그것은 과거 사건의 재조명이거나, 과거의 역사적 의미가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과거가 적극적으로 현재화되는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구효서의 렙소디 인 베를린은 바로 이러한 역사소설이 갖추어야 할 미덕을 능숙하게 갖추고 있다. 이 소설은 세 개의 소설들이 하나의 소설로 엮어졌다고 할 수 있는 구조인데, 각각 시간대가 다른 이 소설들이 개별적인 의미 외에도 예술과 존재, 인간의 삶에 대한 물음으로 하나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하나코는 바로 이 일관성의 비밀을 찾아가는 여인이자, 일관성 그 자체이다. 의미심장한 의미와 역사적 삶의 굴곡들이 풍부한 감성 속에 구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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