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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문화나누미!

[문화나누미] 노트 소년들 전시회


[장애인 창작 표현활동 지원 사업]


 

노트 소년들 전시


복권기금으로 하는 사업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장애인 창작 표현활동 지원 사업’ 이 있습니다. 이번 10월 달에 열리는 전시를 찾아가서 현장 스케치를 하고 왔습니다. 오늘은 인사동의  쌈지길 지하 ‘갤러리 밥’에서 오프닝이 있었습니다.
비영리 예술 복지 커뮤니티 로사이드 아티스트들의 전시로 ‘노트 소년들’이라는 이름하에 전시가 열렸습니다.

 

곽규섭, 공민우, 홍석환, 배찬우 작가 중 세명은 자폐성장애 아티스트이고, 한명은 시각장애 아티스트였습니다.
이들은 모두 ‘노트’ , ‘공책’ 이라는 매체에 수년간 반복적으로 암호와도 같은 작업을 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각각의 친구들에 대해 만나볼까요?



노트소년1-공민우


199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자폐 지단을 받았던 7살 때부터 버스를 그리기 시작한
공민우는 버스를 그리면서 버스 운전수도 되었다가, 맨 뒷자리에 앉은 승객도 되었다가, 일어서서 손잡이를 붙들고 있는 승객도 되었다가, 일어서서 손잡이를 붙들고 있는 승객도 되었다가, 버스 밖에서 버스 안을 바라보는 행인도 된다. 그런 다음 그림 한 장에 그 모든 시점의 레이어를 겹쳐놓는 것이다. 학교나 복지관에 갈 때 타는 버스를 자세히 관찰하고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으며, 인터넷에서도 버스회사를 검색하여 각종 디자인과 색상의 버스를 연구하고 심지어 버스 번호와 번호판까지 외우는 그는, 이제 자신이 원하는 어떤 시점에서든 버스란 공간을 완벽하게 재현해낼 수 있다. 현재 삼선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그의 버스는 평면 드로잉에서 입체 조형물로 나아가고 있다.

 

 
 

<공민우 친구의 작품들>

  


노트소년2- 배찬우


199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여동생,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생후 5개월에 의사 선생님은 찬우가 거의 시력이 없으며 앞으로도 보지 못할 거라고 했지만, 어릴 때 찬우는 길을 가다가 숫자 번호판, 자동차 등 관심이 가는 사물을 아주 가까이에서 십 분이고 이십분이고 관찰하였다. 약 3살 때, 어머니가 ‘이건 보라색이야’라고 했는데 ‘아니야 이건 자주색이야’라고 할 만큼 찬우의 색 감각은 예민했다. 찬우가 볼 수 있다고 안 것도 이때이다. 찬우는 약 30cm 이내의 시야에서만 사물을 분별하지만 사물을 포착하는 시각은 예리하다. 서울 맹아 초등학교 1학년을 다녔고 2학년 때 일반 청운초등학교로 전학한 후, 찬우는 캐릭터 잘 만드는 아이로 통했다. 같은 반 친구들은 찬우에게 텔레비전에서 본 캐릭터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하고, 찬우도 시간을 내어 만들어 주었다. 시리즈 당 40 종이 넘는 디지몬과 슈퍼마리오 캐릭터들은 멀리 일본에 있는 친구 요짱에게 소포로 부치기도 했다. 현재 찬우는 청운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고, 올해 1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의 소개로 만난 로사이드와 <노트소년들 > 전시를 준비하면서 클레이 캐릭터와 스토리를 발전시켜 보다 확장된 조형물로 구현하기를 시도하고 있다.


  

  

<배찬우 군의 작품들>




노트소년3-곽규섭


1988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났다. 동네에서 천재라 불리던 5살에 자폐장애 판정을 받았고, 8 비트 컴퓨터와 키보드를 접한 때도 그 즈음이다. 대구 영선초, 서울 청량중, 청량고의 특수학급을 다니며 수학과 음악에 재능을 보였다. 졸업 후엔 성동장애인 복지관에서 직업 훈련을 , I-fun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션 수업을 들으며 로사이드를 만났다. 현재는 소망교회 베이커리 제과/제빵교육을 이수하는 동시에 노들 장애인 야간학교의 애니메이션 워크숍에도 참여중이며, 집에서는 여전히 공책게임과 CD 앨범 목록 제작, 스토리보드와 미래 지하철노서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0년 2월에 첫 개인전 <규섭과 200명의 친구들>을, 같은 해 5월에 파주어린이책잔치 초대개인전<멘넴의 방_암호가 흐르는 공간>을 연 바 있다.


  

 <곽규섭 군의 작품들>




노트소년4-홍석환


199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네 살이 되던 해, 정신지체 3급을 판정받았고, 지금은 대왕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다. 총과 캐릭터 그림을 자주 그리던 석환은 5학년 초 처음으로 컴퓨터 모니터 켜는 법을 익히면서 스스로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며 마크를 그리기 시작하였는데 이 작업은 , 역시 학교에서 처음으로 영어를 배우면서 모르는 문자를 ‘그려내고자’ 하는 관심과 함께 증폭적으로 진행되었다. 동시에 신문지에 끼어 날아오는 광고 전단지를 보며 평면적인 인테리어, 풍경도 그리게 되었다. 학교 특수학급 선생님의 소개로 로사이드를 만나게 되었으며 현재 할머니 아픈 곳에 부황을 제대로 뜨는 예상치 못한 재능까지 보이며 화가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홍석환 군의 작품들>                                                   특히 이 작품은 인터넷에서
                                                                                                               전시 홍보에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오프닝에는 정말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가족분들을 비롯한 관람객, 노트 소년들은 자신의 작품을 계속 만들거나 작품을 감상하는 분들을 또 감상하기도 하였답니다.
노트 소년들을 옆에서 지도하며 가르쳐 주셨던 아트 서포터즈 선생님들도 오셨구요.
곽규섭 군의 첫 애니메이션 <키티와 친구들의 만남>의 영상도 볼 수 있었는데, 흘러나오는 음악도 직접 작곡했다고 하더군요.
김연지 미술치료사 분이 직접 촬영하시고 편집하신 다큐멘터리 영상도 볼 수 있었는데요.
버스를 그리는 공민우 군을 밀착취재하면서 만든 영상이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나와는 조금은 다른 장애라는 것만 생각을 하고 그 틀 안에서 이들의 재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판단으로 무궁무진한 이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서포터즈의 역할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들이 가진 재능을 꾸준히 지켜보면서 희망의 불꽃을 틔워 줄 수 있도록 노력하시는 부모님들과 옆에서 노력하시는 선생님들이 정말로 존경스러워 보였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멋진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노트소년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따뜻하면서도 흥미롭고 재미있는 유쾌한 전시였습니다.
지금의 작업 과정도 물론 재미있지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노트소년들의 활약을 기대하면서 이들의 재능이 꽃피울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 부탁드립니다.


   

<전시장 풍경>

 

 

  

    <전시 기획자 분의 설명을 들으며 곽규섭 군의 작품                                            <곽규섭 군>
                                         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공민우 군의 영상을 찍은 다큐멘터리>

 

 

여기서 잠깐!

에이블 아트(able art) 란?
장애인이 무능력 (disable)하다고 일컬어지는 것에 반해 가능성의 예술을 주창하는 것으로
장애라는 ‘차이’가 만들어내는 영혼의 예술을 말합니다.

로사이드란?
영리 예술복지커뮤니티 로사이드RAW+SIDE는 예술작업을 하는 사회적 소수자, 지적/신체장애인들을 발굴, 소개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줍니다. 




<다음은 로사이드의 ‘조득수’ 님과의 서면 인터뷰 질문 및 답변들입니다.>


아이들의 그림들이 정형적이지 않고 볼 수 없던 스타일인데, 아이들마다의 개성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아이들 마다의 특징이나, 개성을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는지요?
각자 좋아하는 그림스타일과 작업방식이 틀리기에 아트서포터즈들도 그에 맞게 파트너십을 이루어 서로를 주의 깊게 발견해나가는 작업과정을 진행했습니다. 석환군은 매우 섬세하고 정교한 그래픽 아트 스타일이 주로 해오던 작업인데 한상호작가와 함께 여러 번의 작업을 거쳐 처음으로 캔버스와 아크릴 물감이라는 매체를 잡고 전시에 출품된 시리즈들을 작업했습니다. 앞으로 좀 더 작업매체에 익숙해지면 종이 작업에 못지않은 특유의 매우 세련된 작품들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규섭군은 오랫동안 열망했던 본인의 TV시리즈 애니메이션의 수십 편의 스토리보드작업 중에 제1화를 드디어 영상으로 옮겨서 드로잉부터 영상 및 음악작곡과 대사까지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민우군은 본래 버스에 대한 작업을 아주 좋아하는 작가인데 버스 그리는 것이 그 전에는 허용되지 않다가 이번 전시과정을 계기로 본격적인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은 다른 소재들로 확장되고 있으며 더 이상 버스에 고착하지 않는 자폐적 성향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강은구 작가와 새로운 매체인 철판 작업을 시도하여 앞으로 새로운 재료에 대한 시도들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이번 작업과정을 통해 삼선초등학교의 특수학급 선생님들의 많은 관심과 협력으로 새로운 아트링크를 확장할 수 있어서 참 기쁩니다. 찬우군은 시각장애가 있으나 매우 천부적인 입체조형감각이 뛰어나 이번 과정에서 자신의 작업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성장했습니다. 특히 어머님과 함께 하는 작업과정에서 어머님 또한 예술작업에 대한 열정을 재발견할 수 있어서 앞으로도 두사람이 협업을 할 예정인데 기대가 됩니다.


서포터즈 선생님들은 어떤 인연으로 맺어지게 되신 건가요?

서포터즈 선생님들은 모두 장애인 창작지원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로사이드의 활동에 관심을 보여오신 분들입니다. 특히 이번에 링크한 분들은 각각 지원하는 작가들의 성격과 특성에 맞게 매체나 재료를 제시해줄 수 있으며, 앞으로의 작업스타일을 잘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 있는 젊은 예술가와 미술치료사분들을 아트 링크하였습니다. 모두 작가들과의 여러 번의 만남을 통해 개입하는 작업방향과 과정에 대한 논의들을 진지하게 의논하며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계속 로사이드 소속으로 활동을 하는 건지, 아이들의 후원은 언제까지 해주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작가들의 활동을 여러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규섭군의 경우 이제 3년여 동안 함께 하고 있는데요. 함께 지속적인 링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항상 고민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자원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예술창작지원의 과정은 많은 관심 있는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주변 의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분들의 깊은 지지가 필요합니다. 가깝게는 작가들의 가족, 학교의 선생님, 특수학급 선생님, 예술치료사, 사회복지사, 야학 등 지원기관의 관계자 등 모든 분들이 이런 활동영역의 전문성을 이해하고 함께 파트너십을 만들기까지는 작가 개개인의 활동지원만이 아니라 주변의 인지와 이해를 변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그래서 항상 일대 다의 운동이 되기도 합니다.


로사이드라는 기관을 운영하면서 겪는 어려움이나 힘든 점이 있다면 알고 싶습니다.
일단은 재정적인 어려움이 첫 번째입니다. 각자의 직업과 병행하여 하는 일이라 시간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본격적인 전시준비를 하는 동안 개인적인 부담들이 매우 급증하는 형편입니다. 이번의 경우 다행히 기금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덕분에 규모도 상당히 키울 수 있었지만 여전히 독자적이고 자립 가능한 활동방법과 참여 서포터즈들의 부담을 덜고 좀 더 열정을 자유롭게 기울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군요. 항상 많은 장애자녀를 가진 부모님들로부터 문의가 오곤 합니다. 그때마다 안타까운 것은 저희가 좀 더 본격적으로 이런 활동들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가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직은 힘들지만 지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기를 모두가 열심히 염원 중입니다.


궁극적으로 알리고자 하는 것이 있는지, 있으시다면 어떤 것일까요?
예술을 통한 <차이>의 소통입니다.
예술에서 장애란 비정상이 아니라 매우 독특한 능력의 예술적 창의성을 가진 존재가 우리에게 말하는 새로운 언어입니다. 그 언어가 소통될 수 있도록 가슴을 열고 귀를 기울이면 우리 모두가 특별한 선물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복권기금 문화 나눔에서 장애인 창작 표현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노트 소년들의 전시를  후원하였습니다. 이러한 지원 사업들의 활발한 수혜를 받고 계신지에 대해 궁금합니다.
어떠신지요?
이번이 처음으로 받은 지원인데 재정적인 부담은 덜었으나 심적 부담은 삼중고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이런 종류의 일들은 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도 많은 터라 행정적인 처리가 좀 간편해진다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행정 처리지원 서포터즈를 구할 수 없을까 하고 바래봅니다.^^;


해주시고 싶으신 말씀 한마디가 있다면? (복권기금, 일반 시민들, 관람객의 입장)
전시로서 흥미와 좋은 퀄리티를 가지는 것과 함께 이러한 작업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일반 시민들과 관람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계몽하는 것이 아직은 모두 중요합니다.
좀 더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로사이드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가요? ^ ^
아래의 사이트에 들어가시면 제가 못 다한 이야기들을 들으실 수 있을 거에요.

http://rawsiders.egloos.com/


이상으로 문화나누미 전영주였습니다.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 전통예술 등 각 분야의 장애예술가 개인 또는 장애인으로 구성된 예술단체의 예술창작 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장애인 또는 장애인 예술단체의 창작 역량을 높이고 비장애인과 문화격차를 좁히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입니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http://www.kocac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