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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감동/나눔 선정/당선작

[수기&사진 공모선정작] 배움과 베품의 즐거움


[수기공모 선정작]


배움과 베품의 즐거움


                                                                                                                                                  - 반강호


 
삶이란 배움의 연속이며 사람의 일생이란 배우는 과정이다. 일상생활에서 보고 듣고 느끼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그것이 곧 배움이다. 반복되는 우리의 일상생활에는 ‘재충전’이 필요하다. 각자의 생활에 활력을 불러올 수 있는 자기만의 것이 더욱더 필요하기에 잘 배우느냐 못 배우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쨌든 나는 쉬지 않고 오늘도 꾸준히 배우고 있다. 
36년간 청소년들을 지도해온 교직생활을 마감했다. 사회 초년생으로 부산 강서문화원 어르신 문화학교 학생으로 배움을 시작한지 벌써 2년째다. 배움의 길이란 한없이 넓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나는 서예, 풍물 등 여러 강좌 중 색소폰과, 생활 속의 글쓰기를 함께 배운다. 
 
색소폰을 시작 한 지 15 개월, 처음 한동안 호흡이며 악보가 잘 읽혀지지 않아서 괜히 시작했나 하는 후회도 여러 번 했다. 처음 쉬운 곡의 연주도 따라 하기 위해선 무척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멋도 부리면서 프로의 흉내를 낼 정도이다. 그 동안 무대 공연 등 여러 행사에 참여했다.  
  



 
 
지난해 9월9일 ‘나이 없는 날’서울 홍익대 입구 시민광장 색소폰 합주를 시작으로, 부산 지하철 예술 무대 공연, 부산 그랜드 자연요양 병원 위문공연, 주민자치센터의 주민화합의 밤 공연, 부산 강서 노인 복지회관 어르신 위안 잔치 특별 찬조 출연, 부산광역시 문화원연합회 문화예술 큰잔치 시민회관 공연, 경남 남해군 삼동 복지회관 지역민 마을 큰잔치 특별 찬조 출연, 장애인의 날 특수학교 장애우 위문공연 등 크고 작은 총 28회 행사에 참석하여 많은 박수를 받으면서 보람과 희열을 마음껏 맛보고 있다. 
배우면서 얻는 기쁨은 공연만이 아니다. 부산 강서의 넓은 지역에 살면서 취미가 같은 동호인들의 새로운 만남이 서로 간에 따스한 정을 나누는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매주 수업이 있는 수, 금요일이 무척 기다려진다. 
색소폰을 통해 실버세대들이 자기계발을 위한 삶에 활력을 찾고 또한 배운 것을 지역민과 함께 나눔으로써 조그마한 일이지만 사회에 봉사·기여 할 수 있다는 크나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복식호흡을 통한 왕성한 심폐기능의 활성화로 건강한 체력도 함께 증진되니 일석삼조의 효과도 얻고 있다. 합주를 위한 상호간의 넓은 이해와 배려하는 마음들이 모아져 배움을 통한 재미가 즐거움으로 변하여 정신건강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색소폰과 글쓰기 공부를 통해 사라져 가는 강서 향토 자료 속에 담긴 문학속의 강서 작품을 엮어서 3년 후 칠순 잔치 기념 작품집도 출판할 계획이다.
 
문화원 평생교육을 통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수 있기에 배움에는 정년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한다. 공부를 하면서 얻는 것은 자기 속에 잠자는, 전혀 알지도 못했던 재능이나 자질을 찾아내는 기쁨, 자기 자신을 보다 깊이 인식하고 이해하는 기쁨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니 하루하루가 보람차고 삶이 즐겁고 행복하다. 
 
배우는 즐거움 나누는 기쁨, 실버세대의 활기차고 아름다운 삶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노년을 활기차고 보람 있게 지내는 비결은 어쩌면, 지난해 8월 문화관광부에서 취재한 기사의 내용에서 말해주는 것과 같이 잊고 살았던‘내안의 아이’를 다시 만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모두가 처음 해 보는 것을, 자신이 가지고 있었는지조차 몰랐던 재능을 하나 둘 발견해 가는 재미가 칠순을 바라보는 나를 점점 더 젊어지게 한다. 중국 속담에 배움이란 배를 타고 쉬지 않고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라고 했으니 나에겐 오직 쉼 없는 꾸준한 전진뿐이다. 향기로운 노년을 위한 꿈이 크다. 하고 싶은 일이 많으니, 외로움도 아플 틈도 나에겐 아직 없다. 그것을 향한 마음이 간절하다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고 싶다. 비록 몸은 늙었지만 마음은 오늘 막 복학한 대학생처럼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탐구하며 살아가고 싶다. 독일의 극작가 하우프트만의 ‘하루하루를 네 인생의 최초의 날인 동시에, 최후의 날인 것처럼 살아라.’라는 명언을 언제나 가슴속 깊이 간직하고 삶이 다하는 그 날까지 지금처럼 열심히 배우면서 학생으로 살아가련다.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며 욕심을 버리고, 항상 밝고 맑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젊은 사람들이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고 부러워하도록 멋지게 늙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