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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배달 Best 20] 김연수,「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낭송 김내하, 임진순, 주성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들 지지 마시길. 비에도 지지 말고, 바람에도 지지 말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으로 사시길. 다른 모든 일에는 영악해지더라도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 앞에서는 한없이 순진해지시길. 문장배달을 시작한 이후 1년 동안,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결국 우리는 여전히 우리라는 것. 나는 변해서 다시 내가 된다는 것. 비에도 지지 말고, 바람에도 지지 말자는 말은 결국 그런 뜻이라는 것. 우리는 변하고 변해서 끝내 다시 우리가 되리라는 것. 12월 31일 밤, 차가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선 겨울나무가 새해 아침 온전한 겨울나무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다들 힘내세요. 2009. 4. 30. 문학집배원 김연수 김연수,「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낭송 김내하.. 더보기
[후기] 창작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보고 [지방 문화예술회관 특별 프로그램 지원] 브로드웨이가 부럽지 않네요! - 안상희 (2010. 9.27) "세상은 아는 만큼 느끼고 느끼는 만큼 본다"라고 하는데,뮤지컬 한편을 본후 오랫만에 삶의 달콤함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설렘과 감동이 컸던 몇편의 해외 뮤지컬 관람 경험이 있었는데,한번 봐서는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았던것이 사실이었지요. 하지만 오늘 본 는 관객의 설문을 통해 제작된 창작 뮤지컬이라 그런지 박진감 넘치는 너무나 멋진 공연이였답니다. 머릿속엔 축포가 터지고,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그런 사랑이 찾아 오길 기대하는 저에게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고,메말랐던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준 !!! 따스한 감동과 유캐한 웃음을 선사해준 공연을 통해 오늘만큼은 현란한 간판들이 즐비한 브로드웨이에서 관람하는.. 더보기
[후기] "이번 生은 감당하기 힘들어" 보고왔습니다. [사랑티켓] "이번 生은 감당하기 힘들어" - benilda님 (2010.9.27) 첨으로 이벤트라는 것에 당첨되어 잘 보고 왔습니다^^ 연극.. 참 조용하더이다.. 딱히 클라이맥스라고 할 부분도 없는 거 같고.. 기승전결이나 박진감이나 이런 것도 딱히 없는 것 같고.. 크게 웃을 수 있는 부분도 없는 거 같고.. 솔직히 어렵긴 했습니다. 기생충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판에 미리 시놉시스를 보지 않았으면 이게 어떻게 흘러가는 지 멍~ 했을 걸요.. 게다가 중간에 고래 장면은 정말 의아하긴 했습니다.. 그런데요.. 배우들의 연기력이 훌륭해서 일까요.. 그냥 주~~욱 흘러가는, 어떻게 보면 밋밋(?)한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짜임새 있는 연극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냥 동네 지나가다가 동네사람들 몇몇이.. 더보기
[문장배달 Best 20] 루쉰,「아Q정전」 (낭송 이영석, 강신구, 강지은) 문호(文豪)의 작품이라고 해서 재미가 없는 게 아닙니다. 대표작이라 해서 엄숙하게 큰 줄거리만 이야기할 뿐 세세한 묘사를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작품이든 작은 물방울 하나에서 출발하는 게 아닐까요. 물방울이 모여 샘이 되고 샘물이 개울물이 되며 개울물이 강물이, 강물이 바닷물이 되고 마침내 수증기가 되고 저 높은 곳에서 구름으로 떠돌듯 소설도 아주 기본적인 것에서 출발해서 만인을 감득시키는 걸작이 되겠지요. 그렇게 함부로 재단을 하다니, 뼈다귀가 근질근질하냐고 누군가 묻는 것 같군요. 허나 그대여, 군자는 말로 할 뿐 손을 쓰지 않는 법이라오! 양지쪽에 앉아 뭘 하든 좋을 시절이군요. 저 부러운 시절 속으로 나가 보시지요, 부드럽게. 2008. 4. 3 문학집배원 성석제 루쉰,「아Q정전」 (낭.. 더보기
[문장배달 Best 20] 심상대,「양풍전」 (낭송 심상대, 염혜란) 소설의 어머니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소설의 젊은 목소리가 계모니 칼이 어쩌느니 저쩌느니 따지는군요. 어머니는 모르는 척 하며 너그럽게 아들을 끌어안습니다. 그런데 이 어머니의 이야기가 소설보다 훨씬 중독성이 높겠군요. 생명력 역시 길 것이고요. 마지막 부분에서 어머니 이야기와 아들 소설은 ‘끝’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납니다. 헤어지는 건 언제나 슬픈 법일까요? 더 이상 이야기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 소설을 이만 덮어야 한다는 사실이 코끝을 알싸하게 만드는군요. 모두 잘 먹고 잘 살았다는데도. 2008. 4. 24. 문학집배원 성석제 심상대,「양풍전」 (낭송 심상대, 염혜란) 옛날에 어떤 집에, 옛날에 양풍이 집에, 아버지가 작은집 하나 뒀는데, 이 여자가 하도 지독스러워 가지고- 엄마는 살았.. 더보기
[시배달] 마종기, 「내 동생의 손」 (낭송 김미정) 몸과 마음으로 처리할 수 없는 가족의 죽음을 견뎌야 할 때, 슬픔은 난폭합니다. 일 한다고 사람 만난다고 봐주지 않고 아무 때나 울음을 터뜨려 망신시키죠. 그 슬픔의 폭력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시인은 고인의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겠답니다. 어떻게 죽은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죠? 형의 손바닥에는 동생의 손에 대한 수많은, 생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손에는 체온과 웃음과 눈물과 형제애가 가득 달려 있겠죠. 이 촉각의 기억으로 죽은 손을 되살리는 겁니다. 죽었으나 죽지 않은 손을 주머니에 넣고 만지면, 그때마다 죽은 동생이 살아나 오히려 형을 위로할 것입니다. 2010.5.10 문학집배원 김기택 마종기, 「내 동생의 손」 (낭송 김미정) 내 동생의 손 마종기 생시에도 부드럽게 정이 가던 손, 늙지 .. 더보기